“왜 환자들이 고통 받아야 하나” 원성 고조
“왜 환자들이 고통 받아야 하나” 원성 고조
  • 윤정
  • 승인 2024.02.2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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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사흘, 대구 의료현장
암이나 중증환자 수술만 진행
상대적 경증환자 수술은 제한
응급실 대기시간 점차 길어져
“의료 선진국서 의사가 부족해
진료 못 받는 상황 납득 안돼”
다시-진료기다리며맞잡은손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 이탈 사흘째인 22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손을 맞잡고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로 대구 상급종합병원의 의료공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22일 지역 상급종합병원 수술실 가동률은 60% 내외로 암이나 중증환자들의 수술은 기존처럼 진행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경증환자 수술은 제한되고 있다. 응급실도 대체로 큰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지만 일부는 진료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 전체 전공의 819명의 89.6%인 734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에서 응급실 등에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들이 진료와 당직 업무를 하고 있지만 이들이 언제까지 버텨줄지도 미지수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전문의들이 지칠 대로 지치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며 “체력이 언제까지 버텨줄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들도 덩달아 업무가 늘어 불만이 커지고 있어 전공의들의 공백 사태가 이어지면 병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진료 공백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경북대병원을 찾은 한 외래 진료 환자는 “전공의들의 이탈로 왜 환자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며 “(오늘) 진료를 받긴 했지만 대기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외래 환자는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며 “우리나라 같은 의료선진국에서 의사들이 부족해 진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을 찾은 한 환자 보호자는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 예약날짜를 변경해야 할 것 같다”며 “하루빨리 의사들이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각종 포털 뉴스의 댓글에도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제대로 된 의료인이라면 환자 진료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 “국민을 볼모로 한 의사들의 철밥통 지키기가 도를 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집단이기주의는 면허 취소가 답” 등의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도 진료 차질 현상은 현재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의료진 부족으로 매주 수·목요일 외과 진료를 받지 않고 있다. 영남대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은 수술실 가동률을 60%까지 줄이는 등 비상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영남대병원 응급실은 전날 오후부터 중환자만 확인 후 진료가 가능한 상황이다. 소아청소년과, 피부과, 얼굴 골절을 포함한 단순 성형외과 질환, 신경과 경련 관련 환자는 받지 않고 있다.

동산병원은 암이나 중증환자 수술은 기존처럼 진행되고 있고 상대적으로 경증인 환자들에 대한 수술 지연은 진료과별로 안내하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파티마병원도 응급환자 진료가 제한되고 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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