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견이 냄새 맡고 X-ray가 찾고…마약 반입 싹 자른다
탐지견이 냄새 맡고 X-ray가 찾고…마약 반입 싹 자른다
  • 장성환
  • 승인 2019.04.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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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공항 국제선 입국장 가보니…
수하물에 코 갖다대고 ‘킁킁’
이용객 놀랐다가 “협조 당연”
공항서 자체적으로 대상 선정
수상한 사람 무작위로 검사도
마약류 반입 잦은 나라 여객기
도착했을 경우 더 철저히 검사
대구국제공항검역탐지견마약탐색활동1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대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 입구에서 검역탐지견 유로가 마약 탐색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본부세관 제공

 

일상으로 파고든 마약, 그 은밀한 유혹 ②대구본부세관의 노력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버닝썬 사태 등으로 인해 일상 속 마약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구본부세관 직원들은 대구국제공항을 통해 지역으로 들어오는 마약류를 막기 위해 매일 철저한 감시를 펼치고 있다. 전산시스템 분석·무작위 선별을 통한 검사뿐만 아니라 검역탐지견 마약 탐색, 사복 입은 세관 ‘로버’의 입국객 동태 확인 등 여러 단계의 감시 시스템으로 마약류의 반입을 차단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50분께 대구 동구 지저동 대구국제공항 내 국제선 입국장. 대구세관 직원들은 매일 출입하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몸수색과 금속탐지기 검사 등을 받고서야 입국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이들은 마약 탐지를 위해 검역탐지견 유로와 함께 입국객을 맞을 준비에 들어갔다. 대구공항에는 유로(잉글리쉬 스프링거 스파니엘), 해솔(리브라도 리트리버) 등 마약 수색을 위한 탐지견이 상주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하자 승객들이 입국장으로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유로는 입국장 입구에서 줄지어 들어오는 공항 이용객들에게 다가가 연신 코를 킁킁댔다. 덩치 큰 탐지견이 접근하자 일부 시민은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마약 탐지 목적이라는 의도를 알아차리고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몇몇 시민은 본인의 짐도 검사하라며 유로에게 여행용 캐리어를 들이밀기도 했다.

승객들이 모두 도착하자 컨베이어 벨트에서 수하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로는 곧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해 수화물이 지나갈 때마다 코를 박고 수상한 물건이 있는지 살폈다. 이날 유로가 약 30여 분의 수색 활동을 벌였으나 마약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탐색을 마친 유로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입국장 근처에 마련된 보금자리로 향했다. 탐지견들은 수색 때마다 가해지는 피로감이 큰 탓에 1회 탐색 활동 후 최소 1시간의 휴식 시간을 갖는다.

공항 이용객들은 검역탐지견의 마약 수색에 전혀 불만을 보이지 않았다. 시민 이창선(67·대구 북구 매천동)씨는 “마약 관련 범죄로 전국이 떠들썩한 상황에서 마약 탐지 수색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마땅히 취해져야 할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대구)공항 이용객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단속을 위한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공항에서 근무하는 세관 직원들은 검역탐지견의 마약 탐색 외에도 여러 과정을 거쳐 마약류의 반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각 항공사로부터 여행객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 전산시스템 분석을 통해 빈번 출입국자와 단기 체류자 등 일반 여행객으로 추정하기 어려운 사람을 지정, 마약류 반입 여부를 검사한다. 또한 공항 자체적인 선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거나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두고 무작위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걷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운 사람, 세관 공무원의 눈을 피하는 사람, 지나치게 식은땀을 많이 흘리고 있는 사람 등이 그 대상이다. 세관 공무원 모르게 마약류를 몰래 들여오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사복으로 위장한 ‘로버’가 입국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동태를 살피기도 한다. 특히 동남아 지역 등 마약류가 많이 들어오는 나라의 여객기가 도착했을 때는 더욱더 철저한 검사를 펼친다. 모든 입국자의 기탁·휴대 수하물은 X-ray 검사 등을 진행해 마약류를 숨겨 들어올 수 없도록 막고 있다.

이러한 철저한 감시에도 불구하고 대구공항을 통해 마약류를 반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지난해 1월에는 30대 남성 A씨가 소지품에 메트암페타민(히로뽕)을 숨겨 들어오려다 전산시스템을 통해 검사 대상자로 선정돼 세관에 적발됐으며, 같은 해 4월에는 50대 외국인 B씨가 같은 종류의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들켰다. 지난 2016년 20대 대학생 C씨는 대마초를 소지한 채 입국장을 통과하려다 탐지견의 활약으로 적발되기도 했다.

대구세관 관계자는 “대구공항의 입국장이 다른 곳보다 협소해 감시가 수월한 편이지만 최근 국제항공편이 늘어나면서 혹시 모를 마약류의 반입을 막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공항에서의 여러 검사가 조금 번거롭더라도 지역의 안전을 위해 시민들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성환·석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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