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기 30여명 옷벗을 판
일각 “이번엔 관행 깰 수도”
고위직 인사 벌써부터 관심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후배가 총장이 되면 선배기수가 사표를 내는 검찰관행이 이번엔 바뀔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기사 참고)
윤석열 후보자는 문무일 검찰총장(연수원 18기)의 다섯 기수 후배다. 그동안 관행으로 보면 문 총장 1년 후배인 사법연수원 19기부터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까지 모두 옷을 벗어야 한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간부 42명 가운데 19∼23기는 30여 명에 달한다.
윤 후보자가 예정대로 다음 달 25일 취임할 경우 검사장급 이상 후속 인사는 8월 초순께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직 4명 중 3명이 조직을 떠나는 초유의 인사 태풍이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대구지검 한 관계자는 “고검장은 21기에 한명 뿐이고 22기에는 아예 고검장이 한명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고검장급에서는 나갈수 있겠지만 고검장도 안된 21기와 22기, 한창 일해야 할 검사들이 옷을 벗는다면 누가 일을 하느냐”며 “이번에는 후배가 총장이 되면 사표를 내는 관행이 깨질 수도 있겠다”고 전망했다.
윤 후보자와 같은 연수원 23기는 현재 10명인데 22기까지 사퇴하고 23기 동기들을 모두 붙잡아 조직을 운영할 것인지 22기와 23기 중심으로 ‘검찰의 꽃’인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를 맡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유례없는 기수 파괴 인사에는 ‘조폭’에 비유되기도 하는 검찰 조직문화를 한 번에 뒤엎으려는 청와대의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사동일체 원칙이 여전히 남아있는 검찰 조직에서 이 같은 ‘실험’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