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융합되는 ‘초연결·초지능’ 시대…21세기 인간형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준비하라
모든 것이 융합되는 ‘초연결·초지능’ 시대…21세기 인간형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준비하라
  • 채영택
  • 승인 2019.01.0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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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사물인터넷·클라우딩 등
여러분야 신기술들 서로 접목
사회 전반 혁명적 변화 예고
스마트폰 등 디지털 장비 활용
세상 모든 곳이 집이자 일터
물리적 족쇄 벗어던지고
세상 떠도는 ‘신유목민’ 시대
1인가구 증가·고령화 영향
맞춤형 웨어러블 개발 가속
블록체인기술
블록체인은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들이 거래내역 등의 데이터를 서로 분산, 저장하여 악의적인 세력에 의해 데이터가 조작되는 것을 막는 기술이다. 블록체인기술은 결제수단, 전자투투표 및 전자문서 도입에도 사용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생활속으로 들어온 4차 산업혁명- <1>이미 와 있는 미래

종편 TV에서 방영하는 인기 프로그램에 ‘나는 자연인이다’ 가 있다. 가족과 사회를 멀리하고 자연 속에서 홀로 사는 일상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데, 매번 방영될 때마다 등장인물만 다를 뿐 포맷은 유사하다. 그런데도 이 프로그램이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고 꾸준한 인기를 얻는 비결은 무엇일까.

‘자연인’의 주인공들은 현대적 삶에 저항하면서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한 유목민의 한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인간에게 내재된 야성의 본능이나 추억이, 디지털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연 회귀 갈망의 에너지로 작용하면서 등장인물들의 구체적 실천 액션이 많은 시청자의 로망이나 대리만족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연인’ 속 주인공이 택한 자발적 고립과 단절이 아날로그적 유목민 삶으로의 회귀를 보여준다면,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디지털 세상 한가운데,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서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신유목민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노마드는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인류의 영원한 삶의 양태인지 모르겠다.

거부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적응해 나가며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아야 할까. 일상적 4차 산업혁명은 어떻게 와 있는가. 4차 산업혁명이 바꾸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4차 산업혁명 시대, 과연 우리는 ‘자연인’처럼 자연으로 회귀하는 삶이 가능할까.

◇ 4차 산업혁명, ‘이미 와 있는 미래’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돼 혁신적인 경제·사회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처음 언급된 용어다. 따라서 컴퓨터,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생명공학, 나노기술, 로봇공학, 3D 프린팅 등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접목돼 현실 세계의 모든 제품·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초연결), 사물을 지능화(초지능)함으로써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술 진보와 제품의 상용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4차 산업혁명은 차세대 산업혁명이 아니라, 롤랜드버거(독일 뮌헨에 있는 유럽 최대 전략 컨설팅 회사)가 펴낸 책 제목(‘4차 산업혁명 이미 와 있는 미래’)처럼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이미 와 있는 미래’가 되고 있다.

19세기 산업혁명 초기 영국인들에게 산업혁명은 희망보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아가자며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산업혁명의 물결을 되돌릴 순 없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다. ‘혁명적’ 변화의 흐름이 예고되고 또 밀려들고 있지만, 이 물결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고 지배할지 알 수 없어 엄습하는 공포와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 흐름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란 사실과 강 건너 불이 아닌,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우리는 의식하든 안 하든 이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커넥티드리빙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AI, IoT와 5세대(5G) 통신 등 분야에서 보여준 회사의 리더십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고 사장은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빅스비를 비롯한 AI 기술은 우리가 ‘커넥티드 싱킹(Connected thinking)’을 넘어 ‘커넥티드 리빙’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제공



◇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형, 디지털 노마드

지금 우리는 초연결·초지능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초입에 사는 동시에, 단절과 고립에의 희구가 함께 공존하는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는 일과 주거에 있어 유목민(nomad)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도 창조적인 사고방식을 갖춘 사람들을 뜻한다. 이전의 유목민들이 유랑자, 사회 주변부의 문제 있는 사람들로 간주 됐던 반면 디지털 노마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정보를 끊임없이 접하고 생산하며,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 인간 유형으로 인식되고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가 그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21세기는 디지털 장비를 갖고 떠도는 디지털 노마드의 시대”라고 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게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는 이전과는 다르다. 과거에는 분업화된 조직에서 자신의 업무만 알고 수행하면 됐지만, 이제 손쉬운 업무는 디지털 기기나 인공 지능(AI)이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모든 업무가 사이버 공간에서 디지털화되면서 사무실도 점차 감소하거나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이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밀려드는 시대에 직장인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디지털 노마드의 일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프리랜서로 휴양지에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는 더 이상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디지털 노마드의 원격 근무 방식이나,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자유로운 일상의 삶은 이제 꿈꾸는 대상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기기를 통해 일할 수 있는 ‘BYOD(Being Your Own Device)’는 2010년부터 본격 확산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빠르게 늘어나고 기가(GIGA) 인터넷망이 보급되면서 PC가 책상을 떠나 손바닥(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오자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디지털 노마드는 이제 특정 직업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언론 기자, 마케터, 교사,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사무직원, 각 분야 영업직원 등 거의 모든 직업 종사자들에게 해당되는 업무 방식으로 다가왔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크게 벗어나면서 이곳저곳 옮겨 다닐 수 있는 특성을 갖는 디지털 노마드는 신유목민으로 불리기도 한다. 올해부터 5G 통신망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따라 움직이는 디지털 노마드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첨단 기기의 보급으로 인해 고정된 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원격 근무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시공간의 물리적 족쇄에서 풀려난 사람들이 하나 둘 집을 팔고 단순히 자기만족을 위해 소비하던 물건들을 처분한 뒤, 슈트케이스와 배낭만 들고 지구 구석구석으로 삶의 반경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일해도 된다면, 왜 굳이 복잡하고 생활비도 비싼 도시에서 평생 주택대출 이자를 갚으며 살아야 할까요. 어디든 태양이 뜨는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들에겐 그곳이 집이자 일터지요. 꼭 필요한 물건 이외에 불필요한 소비는 철저히 지양하는 미니멀리스트(minimalist)의 삶을 삽니다. 대개는 한 장소에서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씩 머무르는 느린 여행을 선호하고 있어요.” (다큐멘터리 작가 D씨)


 
웨어러블디바이스-2
지능형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례. 혈당조절 콘택트렌즈(왼쪽)와 근력보조 웨어러블 로봇.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일상 속으로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미래사회를 상상력으로 구성했다. 영화 속에서 소개된 전자안경, 쟈켓, 신발 등은 이제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 슈트, 스마트 슈즈 등과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개발됐다. 1985년에 나온 이 영화 속의 상상력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트렌드가 됐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도구만큼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특히 1인가구의 증가 및 고령화 등의 사회이슈는 단순 정보제공의 인포테인먼트 제품을 넘어 인간의 오감보조, 근력보조 및 만성질환관리 등과 같은 개인맞춤형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전 세계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은 2021년 약 562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약 1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은 시장여건이 녹록지 않아 업계가 기술개발 및 시장 형성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웨어러블 관련 산업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지능정보기술이 접목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적절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환경 지능형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등장하고 있다. 기술과 지식의 연결과 활용이 추세인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빠르게 침투할 것이 분명하다.

 

 

 


◇ 캐러비안 해적의 본거지, 블록체인의 메카로 거듭나다

‘카리브해의 실리콘밸리’. 카리브해 섬나라의 하나인 바하마연방(이하 바하마)이 야심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다.

지난해 6월 20일부터 사흘간 개최된 ‘바하마 블록체인·가상화폐 컨퍼런스’에서 후버트 미니스(Hubert Minnis) 바하마 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바하마를 ‘카리브해의 새로운 실리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즐겨 본 사람들 중에는 카리브해 섬 지역을 ‘해적들이 판치는 버림받은 땅’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작년 가을부터 700여 개 섬과 암초로 이뤄진 바하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 컨퍼런스에서 케빈 피터 턴퀘스트(Kevin Peter Turnquest) 바하마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중앙은행 공식 통화로서 가상화폐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늘날 바하마 금융 당국의 목표는 온라인을 활용한 금융거래 차원의 단순한 핀테크(fintech)를 넘어선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 화폐 도입이 부패 청산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면서 디지털 금융의 중심지로서 도약을 의욕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잠재적 가치에 대한 바하마의 기대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IT신기술에 편승해 국가 간 역할의 대반전을 꿈꾸게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의 선구적 실험장이 되겠다’며 지난해 6월 바하마에서 열린 컨퍼런스는 신선하면서도 예사롭지 않다.


 
블록체인
블록체인의 체인을 이루는 최소 단위는 블록이며, 블록은 유효한 거래 정보의 묶음을 말한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어떻게 대처할까

미 UC 버클리대 대학원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 교수(저널리즘)는 “야생에선 끊임없이 공진화(共進化·coevolution)가 일어난다. 저항과 정복의 변화가 춤추듯 계속되는 이 과정에서 절대적 승자란 없다”고 했다.

이 말은 비단 야생뿐 아니라 새로운 유목 생태계 즉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생태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ICT의 발전으로 데이터 생산과 저장 처리 기술이 등장했고, 기술 발전에 따른 경제 사회 환경의 변화는 현대인 일상 삶의 양태를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잠시 한눈 팔면 더 이상 보조를 맞출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만다.

‘디지털 전환’은 개인이나 조직 모두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잠자던 90%의 정보(다크 데이터)가 IC 기술의 진보로 꿈틀대면서 깨어날 조짐을 보이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다크 데이터가 깨어날 때 몰려올 쓰나미는 상상조차 쉽지 않다.

스위스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넓은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화의 가장 큰 효과는 ‘개인 중심’사회, 즉 개인화의 과정이자 새로운 형태의 소속과 공동체의 출현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개인과 공동체가 기술로 인해 권력을 얻는 동시에 정부, 기업, 이익집단에게서는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이 개인에게 미칠 영향은 다양하다. 4차 산업혁명은 현대인의 행동양식뿐 아니라 정체성도 변화시킨다. 프라이버시와 오너십에 대한 개념, 소비패턴, 일과 여가시간, 경력·능력 개발 방식,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쌓는 방법, 새로운 사회적 계급과 불평등의 조장, 건강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런 변화가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어 흥분과 공포를 동시에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항과 정복이 끊임없이 맞서는 디지털 세상,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우리는 어떻게 맞아야 할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금언을 좇아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산다’는 속담으로 위안하며 살까. 예단은 금물이지만 결론은 혼란스럽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사회적 변화, 그중에서도 ‘개인’의 삶의 변화에 대해 주목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마주할 필요가 있겠다.

채영택기자 chaeyt@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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