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볼모로 잡은 테러리스트와 다를 바 없어” 분노하는 학부모들
“아이 볼모로 잡은 테러리스트와 다를 바 없어” 분노하는 학부모들
  • 장성환
  • 승인 2019.03.03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사립유치원 50곳 동참
“입장 이해하지만 방법 잘못돼
정상 운영하면서 대화로 풀길”
“정부는 대체 뭐했나” 지적도
유치원현수막2
유치원에 걸린 현수막 3일 대구의 한 유치원 입구에 ‘개인재산 사립유치원 국가몰수 절대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236개 사립 유치원 중 50개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하기로 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개학 연기 강행 방침을 밝히며 대구지역에서도 50곳의 사립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하자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립유치원이 아이를 볼모로 잡은 테러리스트와 다를 바 없는 행동을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3일 대구시교육청은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지역의 236개 사립유치원 중 50곳이 개학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해당 유치원의 명단을 공개했다. 개학 연기를 결정한 유치원은 학부모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돌봄서비스를 운영한다. 하지만 유치원 통학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등 정상적인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아 학부모들 사이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7세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김선아(여·36·대구 남구 대명동)씨는 “개학 날짜를 코앞에 두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연기를 통보하면 우리보고 어떻게 대처하라는 것인지 너무 당황스럽다”며 “돌봄서비스를 운영한다고는 하지만 또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일단 친정어머니가 집으로 와 아이를 돌봐주기로 했다. 정부와 한유총의 싸움에 괜히 학부모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 박 모(여·35)씨도 “유치원 측의 입장이 이해는 가지만 이렇게 아이들을 볼모로 잡는 듯한 방법은 잘못됐다”며 “사립유치원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테러리스트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유치원은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정부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유총의 집단행동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부의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유치원 학부모와 원아들이 받는 피해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유치원에 6세 자녀를 맡기고 있는 학부모 장민정(여·38)씨는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정부는 도대체 뭐 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이번 기회를 통해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부문을 보완하겠다는 정책 방향에는 동감하지만 앞으로도 한유총이 휴원 등의 집단행동을 이어갈 수도 있는데 학부모와 아이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장성환·석지윤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