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구하려 불길 뛰어든 ‘꽃다운 두 청춘’ 끝내 주검으로
인명 구하려 불길 뛰어든 ‘꽃다운 두 청춘’ 끝내 주검으로
  • 박용규
  • 승인 2024.02.0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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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광 소방장·박수훈 소방교
문경 화재현장 수색하다 고립
건물 붕괴로 탈출 못하고 순직
처참한화재현장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잿더미로 변한 공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곳에서 구조작업을 하던 소방 구조대원 2명이 순직했다. 연합뉴스
경북 문경시의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하던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1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의 한 육가공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진압과 구조 활동에 투입됐던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 2명이 순직했다. (관련기사 참고)

출동지령을 받고 8분여만에 화재 현장에 도착한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는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서 사람이 대피하는 것을 발견하고 내부 인명 검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색에 돌입했다. 이들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안에서 인명 검색을 하던 중 고립됐고 이어 건물이 붕괴되면서 탈출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1일 오전 1시께 붕괴된 건물의 3층 바닥 위에서 구조대원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어 4시간여만인 오전 4시 14분께 또 다른 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두 대원은 서로 5~7m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배종혁 문경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구조물들이 많이 쌓여 구조물 아래서 (시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수습과 구조에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며 “분명한 건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 화재를 진압했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소방장은 지난 2019년 공개경쟁채용으로 임용돼 지난해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하기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박 소방교는 특전사에서 근무하던 중 2022년 구조분야 경력경쟁채용에 지원해 임용됐다. 미혼이던 그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이야기할 만큼 조직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청과 경북소방본부는 순직한 대원들에게 애도와 경의를 표하고 ‘경상북도 순직 소방공무원 등 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장례와 국립현충원 안장, 소방장·소방교로의 1계급 특진 및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키로 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벌여 화재 발생 13시간여만인 1일 오전 9시께 불길을 잡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 3층에 있던 튀김기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상만·김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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