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로 달리는데 왜 타냐고? 야생을 보여주니까
40㎞로 달리는데 왜 타냐고? 야생을 보여주니까
  • 박윤수
  • 승인 2019.06.27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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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서 잠비아 국경 빅토리아 폭포로 가다
◇동아프리카 횡단열차 ‘타자라’
탄자니아 옛 수도 다르에스살람~잠비아 카피리음포시 운행
화요일 출발 2박3일 급행·금요일 출발 3박4일 완행으로 나눠
티켓 온라인 구매 안 돼…한인민박 대행하거나 역에서 사야
값 싸고 안전해 외국인 여행객 선호…생생한 현지 모습 한눈에
다르살람에스타자라철도역
다르에스살람의 타자라 철도 역.
 

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 아프리카<9> 타자라(TAZARA) 열차

다음 여정은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폭포(Victoria Falls)이다. 빅폴의 도시 리빙스턴으로 가는 길은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에서 케냐의 나이로비를 거쳐 잠비아의 리빙스턴으로 가는 당일 혹은 1박 2일의 항공편, 다르에스살람으로 가서 버스로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를 거쳐가는 2박 3일의 버스여행, 또 다른 선택은 다르에스살람에서 타자라(TAZARA)열차를 타고 잠비아의 카프리음포시(Kapiri Mposi)를 거쳐 버스로 루사카, 리빙스턴으로 가는 기차+버스 4박 5일간의 여행이 있다. 1번째 항공편은 패키지여행객들이 선호하며 2번째 버스여행은 배낭 여행자들이, 세번째 기차여행은 시간적 여유가 많은 여행자들이 즐겨 택한다고 한다. 우리는 여행잡지에서 소개한 타자라 기차를 이용한 여행을 하기로 했다. 수년 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이르쿠츠크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의 73시간 여행의 경험도 있어 아프리카 횡단열차를 타 보고 싶기도 했었다.

타자라열차풀경
곡선 구간을 달리는 타자라 열차.


잔지바르에서 사흘을 보내고 잠비아(Zambia)를 가기 위해 탄자니아의 수도였던(현재 수도는 도도마)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으로 길을 나선다. 다르에스살람(‘평화로운 안식처’를 뜻하는 아랍어 ‘다르살람’에서 나온 이름)은 1862년 잔지바르의 술탄에 의해 음지지마라는 마을이 있던 자리에 세워졌는데, 다르에스살람의 자연적으로 형성된 내륙항구는 탄자니아 본토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광산물 대부분을 수출한다. 또한 콩고강으로 올라가는 배가 쉬어가는 항구이며, 여기서 철도를 이용하면 콩고강의 지류인 루알라바강까지 갈 수 있다. 그리고 1975년에 완공된 탄잠 철도(Tanzam Railway)는 이곳 항구에서 잠비아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카프리음포시를 이어준다.

오전 7시30분, 배를 타기 위해 승선장 VIP라운지로 가니 근무자가 출국카드를 작성 제출하라고 한다. 출국신고서를 제출하고 짐을 부치고 승선한 배는 9시30분 잔지바르를 출발하여 11시40분 다르에스살람항구에 도착했다. 2층 선실의 VIP실은 배가 출발하자 음료수와 빵이든 봉지를 나누어 준다. 파도도 없이 조용한 내해 같은 바다는 잔물결로 일렁이고 창밖으로는 잔지바르섬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항구에 가까이 갈 즈음에는 다르에스살람의 즐비한 고층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럽의 어느 도시와 다를 바가 없는 전경이다.

배에서 내려 짐을 찾아 택시승강장으로 갔다. 택시를 타고 타자라역까지 금액을 흥정하고 역으로 향했다. 타자라기차의 티켓은 온라인이나 여행사를 통하여 구매가 되지 않아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한인민박을 통해 구매대행을 요청했으나 표가 없다고 하여 직접 역으로 가서 살 수밖에 없었다. 12시30분경 타자라역에 도착하여 1등석(104,000 실링) 4인실을 일행 세명이 통째로 사서 여유 있게 가고자 하였으나, 일등석은 2자리 뿐이어서 2등석(84,600실링)인 6인실을 한 장 추가로 구매하고 잠비아로 가는 도중에 승무원에게 요청하여 객실 승급을 하기로 했다. 열차의 등급은 2층 베드로 구성된 4인실인 1등석, 3층 베드 6인실인 2등석, 그리고 의자로 된 2, 3등석으로 되어 있다.

열차표를 구매하고 역 광장에 대기 시켜놓은 택시에 다시 올라 오후2시 오토파크 한인민박으로 향했다. 이곳 다르에스살람의 한인민박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대원으로 나와 있던 이가 근무 기간을 마치고 정착하여, 차량정비공장을 운영하면서 아프리카를 찾아오는 젊은 여행자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다. 열악하지만 우리가 도착하니 우선 한국라면을 끓여주며 맛난 김치도 내어준다. 마음 씀씀이가 고운 30대초반의 젊은 친구였다. 점심을 먹고 짐을 정리한 후 민박주인이 차와 기사를 내어주어 현지의 마트와 중국인이 운영하는 아시안마켓에 들러 돼지고기 1kg(9,000실링:4,500원)과 현지 라면을 사서 돼지고기 고추장찌개로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식사 후 탄자니아 청년회장인 민박집 주인과 이곳의 여러가지 상황을 듣고 개척자의 마음으로 노력하는 그의 도전정신에 격려를 보냈다. 예의 바르고 반듯한 그의 앞길에 좋은 일만 있기를 빌어 본다.

 
타자라역
다르에스살람의 타자라 철도 역.



특별하게 갈 곳도 없고 열차 시각에 맞추어 이른 점심을 하고 오후시경 숙소를 출발, 역으로 갔다. 고맙게도 민박주인의 배려로 직원이 운전하는 차를 태워주어 편안히 역으로 올 수 있었다. 오후2시반 개찰을 하고 짐 검색 후 승차했다. 3시50분 정시에 기적을 울리며 기차는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타자라역을 출발한다.

타자라 기차길은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과 잠비아의 카피리음포시를 잇는 동아프리카의 철도다. 탄잠 철도(Tanzam Railway) 또는 스와힐리어로 자유를 뜻하는 대 자유철도(Great Uhuru Railway)로 불리기도 하며 완공 당시에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가장 긴 단일 철도노선이었다. 탄자니아-잠비아 철도공사(TAZARA; Tanzania-Zambia Railway Authority)가 운영하며 철로는 단선이며 총연장은 1천860km에 이른다.

타자라 철도 구간
타자라 철도 구간


타자라 철도는 내륙국인 잠비아가 소수 백인 정권이었던 로디지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과의 경제적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잠비아와 탄자니아, 중국 정부가 만들었다. 탄자니아와 잠비아 지도자들의 범아프리카주의 정신과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들을 향한 중국의 지원으로 1967년 9월 6일 탄자니아와 잠비아, 중국은 북경에서 합의를 하고, 중국이 철도를 건설하고 공사비는 무이자로 30년동안 상환하는 조건으로 약 5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 1970년 착공하여 예정보다 2년 빠른 1975년 10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타자라열차-3
타자라 열차.


타자라 철도는 아프리카 내륙에서 백인이 통치하고 있는 영토를 통과하지 않는 운송수단으로, 특히 잠비아는 경제적 생명선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구리뿐만 아니라 망간, 코발트 등의 광물 자원을 기차에 실어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 항구를 통하여 수출하며, 아시아에서 오는 각종 수입품들과 비료를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 말라위, 부룬디, 르완다 등지로 운송한다.

인도양에 면한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에서부터 시작하는 TAZARA 철도는 탄자니아를 남서쪽 방향으로 종단해 잠비아의 구리 산출 지대와 가까운 해발 1천274m에 위치한 카피리음포시까지 운행을 하며 카피리음포시에서는 잠비아 철도와 연결된다. 매주 여객열차 두 대가 잠비아와 탄자니아 쪽으로 운행을 한다. 화요일과 금요일에 각각 출발하며 금요일에는 급행열차가 다르에스살람에서 오후3시50분에 출발해 뉴 카피리음포시로 가며, 화요일에는 음포시에서 오후4시에 출발해 다르에스살람으로 간다. 완행열차는 모든 역에서 정차하여 3박 4일이 소요되며, 급행열차는 주요 역에만 정차하며 2박 3일, 총 운행 시간은 약 46시간이 걸리지만 철로 상황에 따라 50시간이 넘게 걸릴 수 있다. 잔지바르 나이트마켓에서 만난 남아공에서 잠비아를 거쳐 아프리카를 북상하는 루트의 한국여행자들은 비로 인한 철로 유실로 복구작업 때문에 4일이나 걸렸다고 한다. 비록 버스보다는 느리지만 값이 더 싸고 안전하다. 외국의 여행객들은 타자라 기차를 타고 아프리카의 경치와 야생의 동물들을 보기 위해 이용한다

타자라 철도는 개발도상국간 연대의 상징과 아프리카의 독립과 발전을 향한 중국 지원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북경이 2008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했을 때 탄자니아에서의 올림픽 성화 봉송은 타자라 철도역에서 부터 시작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도 타자라 역에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방문한 사진과 철도의 역사에 대한 중국의 명판이 곳곳에 전시되어있다.

열차가 출발하며 우리가 탑승한 칸에는 일행 둘과 탄자니아 젊은이 그리고 아프리카를 여행 중인 한국 젊은이 이렇게 네 명이었다. 일행 중 한 명은 2등칸으로 갔다. 침대칸의 위층은 짝수번호이고 아래칸이 홀수번호이다. 아래층 맞은편에 앉은 탄자니아인에게 인사를 하고 목적지를 물어보니 24시간정도 걸리는 음베야라고 한다. 하루 정도 지나면 2등칸에 있는 일행을 추가 비용을 주고 불러올 수 있다. 객차 안에는 시끄러운 타악기음의 탄자니아음악이 소음처럼 들린다. 방송을 끄는 방법을 몰라 전전긍긍하다가 차내 선풍기 ON, OFF 버튼과 같이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여 음악을 끌 수 있었다.

 
타자라열차풀경
타자라 열차 안에서 본 풍경.


다르에스살람을 출발한 기차가 느릿느릿 시내를 벗어나 초원으로 진입한다. 아프리카밀림이 아니라 잡목과 초원이다. 고도를 높여간다. 가끔 서는 기차역에는 간식을 팔러 나오는 동네 아낙들, 기차 구경을 나오는 아이들은 플라스틱 생수 물병을 달라고 한다. 저녁노을 속으로 들어갈 즈음에 식당칸으로 갔다. 식사는 치킨과 소고기스테이크를 한화로 3,000원 정도에 팔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아침배달서비스도 한다. 흔들리는 침대에서 단잠을 자다가, 새벽 4시경 산속을 달리는 기차 안으로 찬 바람이 스며들어 담요를 끌어당겨 덮는다. 조금 뒤 갑자기 후두둑 소나기가 쏟아진다. 고도가 높아서 소나기가 흩뿌린 듯하다. 급히 창을 닫고 다시 잠에 빠져든다.

아침 햇살이 아프리카의 초원을 비추고 있다. 밤새 달린 기차도 지친 듯 서행 중이었다. 오전7시18분, 열차시각표에 의하면 마캄바코(Makambako) 도착시각인데 서너 시간 연착될 듯하다. 아침8시에 식당칸으로 가서 아침으로 식빵, 커피, 달걀프라이(조식 7,000실링 3,500원)를 시켜 먹었다. 기차는 평균시속 40Km이하의 속도로 아프리카 1천450m의 고지대를 가로질러 달린다. 얕은 야산과 잡목, 간간이 나타나는 시골 촌락들, 지루한 아프리카의 풍광이다. 점심은 식당에서 닭고기 스테이크를 사 먹고 저녁은 열차 내에서 전기 포트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지금 2시간 30분 연착 중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열차 출도착 시간이 정확했는데 이 곳 아프리카의 열차는 기반시설이 여의치 못하여 연발착이 많은 듯하다. 탄자니아, 잠비아 국경을 지나기 위해 정차한 차창 밖의 탄자니아 국경도시 툰두마(Tunduma)의 야경은 여느 도시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많은 불빛들이 반짝인다. 열차가 툰두마역에 들어선 후 탄자니아 출국 심사관이 열차에 올라와 기차 내 객실을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출국 스탬프를 찍어준다. 타자라 열차는 이제 탄자니아를 벗어나 잠비아로 향한다. 잠비아는 탄자니아보다 1시간 시차가 느리다.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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