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100만이라는데…외국인 근로자 증가의 아이러니
실업자 100만이라는데…외국인 근로자 증가의 아이러니
  • 이대영
  • 승인 2019.03.0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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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10억 투자하면
200명 넘게 고용 창출 가능
2014년엔 겨우 8명 내외
점점 고용 없는 성장 거듭
정부 일자리창출 사활에도
지표는 연속 내리막길만
청년들 “일할 곳이 없어”
회사 “일할 사람이 없어”
값싼 외국인 근로자만 늘어
신택리지-퍼즐
일자리 퍼즐. 그림 이대영

 

 

이대영의 신 대구 택리지 (10)일자리의 미스매치

일전 한 친구가 얼숲(facebook)을 통해 “대학 나온 자식이 결혼, 취업, 아무 것도 안 하고 집에서 컴퓨터만 하고 있어 속 터진다”고 하소연 했다.

베이비부머(baby boomer)로 1950년대 초등학교(국민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시골 글방에서 훈장님께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배웠다. 하늘 천(天), 따지(地), 사내남(男), 계집여(女)라고 하루에 넉자만 가르치고, 제자원리(製字原理)를 설명했다. 지금까지 기억나는 건 사내남(男)자뿐이다.

대부분 중학교 한문선생님들은 ‘밭(田)을 가는 힘(力)을 가진 사람’이라고 사내남자의 해설을 했지만, 그분은 그게 아니다. 글자를 더 깨뜨려 열십(十), 입구(口) 및 힘력(力) 3개의 낱글자로‘10명(十)의 식구(口) 모두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力)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게 먹고살기가 어려웠던 농경사회에서 10명의 식구를 부양했는데. 훈장님께서 요사이 자기 입 하나도 못 먹고 사는 젊은이들을 보셨다면 사내라고 할 수 있을까?

일자리 창출, 절대 연인들의 ‘날 잡아봐(If you can, catch me)’게임이 아니다.

1960년대 어릴 때에 할아버지께서 옛날에는 ‘산의 호랑이’가, 일제식민지 시대에는 ‘미친 놈 칼 잡은 게’, 오늘날에는 ‘무식한 놈 돈 가진 것’이 가장 무서웠다고 했다. 지구촌 역사에서도 노예사회에서는 노예의 피에서, 농경사회에선 우마에서, 식민지시대에서는 총구멍에서 힘이 나왔다.

최근까지 자본주의에서는 ‘돈의 위력(great force from money)’이 지배하고 있다. BC 100년경 한 무제(漢武帝) 당시 가죽화폐(革幣)가 유통되었으나 300년 전 스웨덴(Sweden)에서 종이지폐가 시장에 출현하여, 1860년 미국남북전쟁 때 잠시 발생했던 그린백(greenback), 1879년 프랑스혁명기 아시냐(assignat)를 거쳐 오늘날까지 돈의 위력을 과시했다. 2000년에 들어와서 스웨덴에서는 핀 테크(finance technology)가 새로운 통상매체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도 새로운 블록체인(bloc-chain) 세상으로 거듭 날 것이다.

기존산업에서도 소리 없이 내부변혁을 하고 있다. 1970년대 섬유공장에서는 1인당 배틀 1~ 2대를 현장에서 동분서주하면서 봤다면, 오늘날 자동화된 공장(automated factory)에선 수백 대를 한 사람이 책상에 편하게 앉아 관리한다.

한국은행에서 5년 단위로 발행하는 산업연관표(industry input table)의 고용(취업)창출지수를 보면, 1970년대는 10억 원을 투자하면 222명(개)의 고용이 생겼으나, 2000년까지는 22명 정도, 2014년에 겨우 8명 내외다. 심지어 제조업의 고용유발은 관광서비스업종에 뒤진 지 오래되었다.

1970년대 남덕우(南悳宇) 서강학파 계량경제학에서는 ‘연간 7% 성장에서 70만개의 일자리’가 한국경제의 공식이었다. 아직도 전문가들은 그 공식을 언급하기도 한다. IMF이후 우리나라는 노동중심경제(labor-centric economy)에서 자본중심경제(capital-centric econmoy)로 변혁했다. 따라서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는 ‘고용 없는 성장(non-employment growth)’을 거듭하고 있다.

지구촌의 모든 나라는 2010년에 들어와서 청년일자리문제로 깊은 시름과 한숨에 빠져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MB정부는 4대강 살리기를 통한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를 기대했으나 2011년 박재완 재정부 장관의 ‘취업대박’이라는 통계 마사지소동을 빚었다.

박근혜정부도 창조경제(creative economy)와 통일대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쫓았으나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도 제1호 정책으로 청년일자리 창출사업을 내걸었다. 청와대 내부에 현황판을 설치하고, 소득주도성장(Income-led growth)이라는 슬로건으로 2017년 6월 12일 취임 최초 추경예산(안)에 대해 대통령이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으로 국회의원에게 고를 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11월에는 9개월 연속 고용감소와 13년만의 최고 실업률을 기록했다.

아직도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제조업(기업체)중심 일자리창출에만 혈안이다. 결과는 i) 영세자영업자의 경영여건 악화, ii) 중소기업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근로환경열악화, iii) 인건비 상승에 따른 대외교역 리스크(risk)가 높아져 고용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 청년취업의 미스매치(mismatch)를 외국인근로자로 지탱

일자리창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대단했다. 지난해 최저임금(minimum wage) 인상이 고용에 미친 영향력을 두고 정부당국자, 전문가 및 언론 등에서 같은 통계를 놓고서 아전인수(我田引水)의 서로 다른 해석을 했으며, 통계에 대한 불신은 극도로 고조됐다.

미국인 통계학자들은 ‘여자 나이와 통계는 믿을 수 없다(Female age and statistics are incredible)’고 하는데 그 이유는 여자의 화장처럼 통계처리과정에 불순물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란 “미장원에서 나오는 아가씨의 뒷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휘파람을 불고 따라가 봤더니 돌아서는 그녀는 할머니였다”는 비유를 한다.

1960~70년대 쥐잡기운동결과를 보고했던 속칭 쥐(rat)통계, ‘벼 한 섬 더 내기 운동’ 결과를 보고했던 식량증산(양곡)통계, 대풍이라고 아시아국가에 미곡을 수출했다가 몇 개월 뒤에 전국창고가 텅텅 비었다고 비싼 값에 수출했던 걸 되돌려 수입했던 적이 있었다. 속칭 통계마사지(statistical massage)를 통해서 정권의 입맛에 맞추려는 의도가 없다고 해도 서로가 기대하는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통계를 불신하는 가장 큰 원인은 주관적 잣대로 객관성 통계를 판단하려는 것에 있다. 가장 객관적이고 명확하다는 통계도 시각, 기대 및 용도 등에 따라서 효용가치를 달리 판단한다. 요사이 유행하는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들이 하는 건 불륜이다’는 내로남불 현상(mismatch phenomenon)이다.

우리나라의 일자리창출에 이런 미스매치(mismatch)가 뒤범벅이 되어있어 누구 하나도 정확한 진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

i) 동남아에서 온 외국근로자의 입장에서는 한국엔 일자리가 넘쳐서 외국인인 자기들까지 일자리를 주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젊은이들 눈에는 일자리다운 게 하나도 없다. ii) 근로자의 소득은 언제나 임금철칙이 적용되어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이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임금이 올라서 사업 못할 지경이다. iii) 구직자 입장에서는 쥐꼬리만큼 돈 주고, 죽으라고 일을 시키지만, 사장의 입장에서는 일도 못하면서 급여만 올려달라고 한다. iv) 빵빵하게 스펙(specification)을 쌓았는데도 사무직이 아닌 현장판매만 하라하고, 사용주는 신규직원(new beginner)보다 위험성이 적은 경력직원(careers worker)을 써야 한다. v) 신문이나 인터넷으로 공개 공모하지 않고 뒷문취업만 하고 있으니, 10명도 안 되는 직원을 공모하다가 세월 다 간다... 등 모두가 구직자와 구인자의 시각, 입장, 대우, 임금 등에서 맞는 게 하나도 없다. 따라서 일자리가 없다, 일할 직원이 없다고 모두가 야단법석(野壇法席)이다.

이런 미스매치(mismatch)로 인해 청년실업자 100만 명, 실업률 10%라는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외국근로자는 2013년 76만, 2016년 96만2천 명으로 증가했다. 산업현장을 떠나서 미스매치의 부작용을 살펴보면 ‘잃어버린 20년’이란 일본경제 침체는 최근에 살아나는 것 같았으나 경제통계 조작논의 확산이라고 일본 국내언론에서 난리가 났다.

일전에 새해인사(新年賀禮)를 하는 일본 친구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우리와 자식 두 세대를 모두 망쳤다. 우리는 캥거루 가족으로 쥐꼬리 연금에 자식과 부모가 같이 뜯어먹고 살아야 한다”고 하소연을 한다. 참으로 이상하게 게도 우리나라가 일본을 미워하면서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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