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는 큰데 체력 약한 달서
지역 특성 고려한 지원 필요
가정문제, 행정기관 나서야
부단체장일때와 가장 다른 점으로 “주민이 크게 보이더라”고 털어놨다.
25일 취임 40여일을 맞은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대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각 동에 다녀보고 주민들을 만나보니 생활불편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쓰레기, 주차, 화물차량, 안전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해결해 볼 생각이다”고 했다.
이 구청장이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18일까지 주민들과 만난 결과, 총 222건의 건의사항이 접수됐고 교통, 도시경관, 건설 분야가 60%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도로 신설 등 주민 숙원사업이나 대규모 사업비가 소요되는 지역 개발 사업 등 지자체 예산으로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무력감과 답답함도 커졌다.
대구지역 단체장들의 최대 난제인 ‘재원 부족’을 실감하게 된 것. 이 구청장은 “뼈대는 큰데 체력이 약하다”는 말로 대신했다.
“달서구는 전체 대구시민 중 4분의 1이 거주하는 곳이다. 단순히 8개 구·군 중 하나로만 잣대를 두면 안된다. N분의 1이 아니라 인구, 산업 등 달서구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 대구시에도 이런 점을 더 강조할 생각이다.”
2년 남짓의 임기지만 이 구청장은 ‘결혼지원팀 신설’이라는 눈에 띄는 공약을 내놨다. 실행여부에 대한 반신반의의 시선도 있다.
그는 인구감소 현상이 이대로 지속되면 나라가 망할 수 있다는 심정임을 토로하며 이 공약을 두고 ‘몸부림’이라고 했다.
“자녀에 대한 지원책 전에 결혼을 해야 아이가 생길 것 아닌가. 기존 사회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인 ‘가정’에 대해 행정기관이 나설때가 됐다. 정치인들은 표 되는 것만 신경쓴다. 특히 민간 영역과 별개로 ‘건전한 결혼관’ ‘가정의 의미’ 등에 대해 알려야 한다.”
소탈하고 서정적인 성향의 이 구청장은 공감하고 소통하며 따뜻한 행정을 강조했다.
추상적인 표현탓에 다소 모호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그가 하고자 하는 일들을 들어보니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달서구를 떠올리면 아파트와 도로, 공단 등 무채색에 가까워 이곳에 자연 녹색을 입히자는 ‘그린카펫’, 한 달에 한두번 찾아가는 방식으로 구상중인 ‘주민과의 만남’, 구청에 도서관 등 주민 친화적 공간 확충 등.
“다음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내게 2년은 소중한 기간이다. 현재 달서구 공무원들이 열심히 하지만 더 따뜻한 행정을 발휘하도록 하겠다. 주민들을 이해시키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겠다.”
정민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