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천억원 이상 ‘개연성’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은닉한, 수사에 단서가 될 만한 중요 서류를 확보하는 한편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매년 300억원대에 달하는 수상한 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확인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최근 신 총괄회장의 자금관리 담당 이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계열사를 통해 매년 100여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의 자금관리 담당자한테서도 신 회장이 매년 200억원씩을 계열사에서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자금관리인들은 검찰 조사에서 해당 자금이 “배당금과 급여 성격의 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통상적인 배당금·급여로 보기에는 액수가 지나치게 큰 점 등에 비춰 급여 지금을 가장한 비자금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정확한 자금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
이들 자금이 비자금으로 확인될 경우 총수 일가 전체 비자금 규모는 지금까지의 예상을 뛰어넘는 천억원 이상의 규모가 될 개연성도 있다.
검찰은 아울러 이날 서울 양천구에 있는 이씨의 처제 집을 압수수색해 신 총괄회장의 것으로 보이는 현금 30여억원과 서류 뭉치를 확보했다.
발견된 현금과 서류는 신 총괄회장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 내 개인금고 속에 보관해온 것들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전무급)으로 있던 이씨는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발생한 후인 작년 10월 해임됐다.
그는 당시 회사를 떠나며 신 총괄회장의 개인금고 속 내용물을 가져갔고 이후에도 자금관리 역할을 계속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달 10일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개인금고를 발견했으나 내부는 텅비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측이 수사에 대비해 의도적으로 금고 속 내용물을 빼돌렸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롯데호텔 33층 비서실 내 비밀공간에서 오너 일가의 자금 입출금 내역이 담긴 금전출납자료와 통장 등을 대거 확보했다. 이곳은 압수수색 당시 검찰도 확인하지 못한 곳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