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코로나19사태를 이기는 비법, 칭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코로나19사태를 이기는 비법, 칭찬!-
  • 승인 2020.04.0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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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대경영상의학과 원장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급격한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을 겪은 대구시의 일상은 이전과 달라졌다. 다행히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의료진의 헌신으로 인해 2월 29일 확진자 74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줄고 완치자 수가 신규 확진자 수를 넘는 등 다소 진정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사상 초유의 대재앙을 맞아 대구시민과 의료계, 대구시청이 보여준 성과와 성숙한 시민의식은 정말 큰 칭찬을 받을만하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극한의 피로가 쌓여 일이 꼬이거나 불필요한 오해가 중첩되는 안타까운 일도 적지 않다. 필자가 대구시 의사회의 일원으로 이번 방역 활동에 참여하여 직접 보고 들은 바 있어, 지면을 통해 미력하지만 지역사회의 상호 이해와 화합을 위한 작은 소통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3월 26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긴급 생계자금 지급 문제를 두고 대구시의원과 마찰을 빚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런 비상사태 중에 사령관격인 시장이 쓰러졌다는데 시민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쇼가 아니냐, 연기다, 망신이다 등등의 비난하는 내용이 봇물이 터지듯 했다. 과연 연기였을까?

필자가 그날 권 시장을 최초 진료한 의사와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여 진료한 의사에게 확인한 소위 ‘팩트’는 다음과 같다. 당시 권 시장을 최초로 진료한 의사는 대구시 의사회 임원으로 10층 상황대책반에 파견되어 있던 신경외과 의사였다. 연락을 받고 시장실로 내려간 그 의사는 어지럼증, 흉통과 함께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 심뇌질환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권 시장 본인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병원 진료를 강력히 권했다.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여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실시한 이학적 검사에서도 상하 방향의 안구진탕(nystamus)을 동반한 어지럼증, 구토 등 심뇌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확인되어 뇌 MRI 및 심장 초음파 검사를 긴급히 시행했다. 이런 증상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팩트’이고, 진료현장에서 이러한 환자를 만난다면 응급실로 이송하여 검사와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생활을 반납하고 한 달 넘게 야전침대에서 쪽잠 자며 일하고 있는 사람이 쓰러졌다면 그가 누구이든, 얼마나 아프건 간에 함께 걱정해주고 위로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환자는 급증하는데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타 정치인처럼 화려한 보여짐이 없으니 시장은 뭐하고 있느냐는 볼멘소리와 냉소적인 목소리가 없지 않았으나, 실제로 필자가 시청에 파견가서 본 권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은 정말 고생이 많았다. 야간 및 주말 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사태 초기부터 지금까지 시민과 의료진에게 아낌없는 행정지원을 해 준 그들의 숨은 노력이 없었으면 우리도 중국이나 이태리 꼴이 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그날 권 시장은 쇼도 연기도 하지 않았다. 한 달 넘는 과로에 쓰러졌던 그에게, 시민들의 따뜻한 시선이나 격려의 말 한마디가 과한 보상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우리 대구시민의 따뜻한 마음, 인지상정 아닐까.

얼마 전 한 시사 주간지에 대구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담 기사가 실렸다. 3인의 대화 형식을 빌린 글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초청된 지역의 어느 대학병원 교수는 대구시와 대구시 의료계의 대응에 대해 불편한 심정으로 빈정거렸다. 경산지역 17세 환자의 사망과 관련하여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영남대병원을 진단검사 오류로 매도하며 검사실을 폐쇄한 일에 대하여 대구시 의사회가 발표한 항의 성명도, 대구시의 3.28운동과 대구시장도 비판의 대상이었다. 2월 25일 대구시 의사회장이 대구시 의사회원에게 발송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호소문도 과장되고 감정적이며 국민에게 불안을 줬다며 도마에 올렸다. 그중 압권은 ‘메디시티 대구’를 허상이라고 폄하한 것이다. 2009년 대구시가 지역 내 의료기관과 함께 메디시티 대구 협의회를 만들고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한 이래, 메디시티 대구 협의회의 주도로 대구시의 의료 선진화와 해외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지난 10년간 지역의 미래성장 동력을 만들고 의료 발전을 위한 노력까지도 비난의 목표가 된 것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사태에서 메디시티 대구 협의회는 물밑에서 의료기관 간의 역할분담을 조율하고 의료물품 및 인력의 유연성 확보에 큰 역할을 했다. ‘메디시티 대구’가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이번 사태 초기의 대량 확산을 저지할 수 있었을까? 필자는 ‘메디시티 대구’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확언할 수 있다. 대구에서 집단감염이 시작되었으므로 대구의 이미지가 상당히 훼손되었을 수도 있는데 굳이 스스로 자긍심을 깎아내리고 우리끼리 손가락질을 해대는 일은 어리석은 자해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이 전쟁에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며 칭찬하는 것, 이 이상의 강력한 무기가 또 있을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서로를 칭찬하고 힘을 북돋우자. 대구시민 모두를 대상으로 칭찬 릴레이를 펼치자.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비난하기보다 더 칭찬하고 격려해 주자. 그리하여 혼연일체가 되어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내자. 아름다운 우리의 삶의 터전 대구를 지켜내자. 힘내라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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