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민심은 폭발 직전, 답답한 마스크보다는 안전한 백신을
[윤덕우 칼럼] 민심은 폭발 직전, 답답한 마스크보다는 안전한 백신을
  • 승인 2021.04.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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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우리나라는 언제까지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까요?” “정부의 자화자찬, K방역 자랑 듣는 것도 하루이틀 아니고…”. 영국이나 이스라엘 뉴스를 접한 후 나온 반응이다. 백신 접종률 세계 1위 이스라엘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야외에서 파티를 하는 모습이 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중앙일보와 KBS는 최근 취재진을 보내 마스크를 벗고 예루살렘 거리에 쏟아져 나온 수천명의 축제 인파를 보도했다. 이스라엘 독립 73주년인 15일(현지시각) 텔아비브 해변에는 마스크를 벗은 많은 사람들이 몰려 햇볕을 즐기는 장면도 보도됐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지난 18일(현지시각)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각) 선언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백신 1차 접종자가 전 국민의 60%를 넘었고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57%에 이른다.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2차 접종까지 마친 이스라엘은 집단면역에 근접했다고 판단해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영국에 이어 두번째다.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영국. 지난 12일(현지시각)부터 영국 전역에 걸쳐 봉쇄 완화에 들어가자 각종 상점과 식당은 인파로 붐볐다는 소식이다. 소매업 대부분의 영업을 허용하는 등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마치 코로나19가 종식된 듯한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국 전역의 음식점이 야외영업을 시작하고 미용실, 상점, 체육관은 물론 야외 술집까지 문을 열었다. 영국은 오는 7월 말까지 성인 전체에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국은 국민 73%가 면역력을 갖게 됐다고 보고 사실상 집단 면역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봉쇄 완화에 들어갔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 신규확진자 수는 지난 1월8일 6만8192명을 정점으로 지난 4월11일에는 173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사망자 수도 1월20일 1826명에서 4월11일 7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 신규확진자수가 지난 1월27일 1만1934명에서 지난 16일 기준으로 34명으로 격감했다. 모두가 백신 접종 덕분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4차 유행을 맞아 고통받는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부럽기만 하다.

미 보건당국은 일부 혈전 부작용 발생으로 사용 중단 권고가 내려진 얀셴 대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대한민국. 백신접종이 시작된 지 19일로 53일째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1차 접종을 완료한 인구는 19일 0시 기준으로 151만7천390명, 인구대비 접종률은 2.92%다. “백신물량을 확보했다는 정부발표는 자주 듣는데 접종은 가물에 콩나듯 찔끔찔끔 진행되잖아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실제로 확보한 백신 물량이 절대 부족한 탓이다. “영국이나 이스라엘을 보니 너무 부럽습니다. 그동안 정부의 자화자찬을 너무 믿은 것 같습니다.” “몇달도 아니고 벌써 14개월째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짜증이 나고 미칠 지경입니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불평·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국민들의 인내력이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여태껏 잘 견디던 민심이 폭발 직전이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더하다.

영국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꾸준히 낮게 유지되는 ‘콜드 스폿’에 해당되는 나라는 32개국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2개 나라가 여기에 속했고, 호주, 뉴질랜드 등도 포함됐다. K방역을 자랑해온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정한 콜드 스폿의 기준은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5명 미만인 날이 최소 28일 연속 지속되고 있는 국가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 사태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겨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의 하루 확진자는 작년 11월 이후 줄곧 10명대이고, 뉴질랜드는 작년 4월 이후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다. 두 나라는 지난해 3월 팬데믹 초기부터 국경 봉쇄와 입국자 강제 격리 등 강력한 조치로 확진자와 사망자 발생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양국이 19일(현지 시각)부터 ‘트래블 버블’ 시행을 시작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격리 기간을 갖지 않는 첫 해외여행객이 이날 탄생했다.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은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국가들이 서로 자유로운 여행과 방문을 허용하는 제도로 이를 맺은 국가들끼리는 여행·방문객이 제한 없이 오갈 수 있고 자가 격리도 면제된다. 우리에겐 꿈같은 얘기로 들린다.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백신 위탁생산계획을 섣불리 발표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문재인 정부. 정부는 “백신 서두를 필요없다”던 국립 암센터 기모란 교수를 지난 16일 방역을 전담하는 방역기획관에 임명했다. 백신 수급 불안은 여전하고 코로나19 4차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폭발 직전인 민심. 매일 발표되는 코로나 대응책 브리핑이 이제는 식상하다. 국민들은 답답한 마스크 보다는 안전한 백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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