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고령 7일 만에 15배 폭증
조류경보 작년보다 열흘 빨라
환경단체 “수문 빨리 열어야”
가뭄 장기화로 대구·경북 주요 댐이 말라가는 가운데 낙동강에 녹조가 확산하면서 수돗물을 둘러싼 불안감이 새 나오고 있다.
15일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낙동강 상류 강정·고령지점(대구 달성군)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달 30일 111cells/㎖에서 지난 7일 1천710cells/㎖로 15배 이상 급증했다. 해평지점(경북 구미시)에서는 지난달 30일 관측되지 않았으나 일주일가량 지난 7일 1천301cells/㎖ 출현했다.
낙동강 하류 물금·매리지점(경남 김해시)의 경우 지난달 말 녹조 ‘관심’ 단계가 내려진 상태다. 이 지점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달 23일 1천648cells/㎖, 지난달 30일 1천241cells/㎖를 기록했고 지난 7일 6천385cells/㎖까지 폭증했다.
관심 단계는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2주 연속 1천cells/㎖를 넘으면 발령된다. 올해 낙동강 하류 조류경보 발령은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빠르다. 최근 3년간 낙동강 하류 조류경보 최초 발령일은 2019년 6월 20일, 2020년 6월 18일, 지난해 6월 10일로 점차 당겨지는 추세다. 환경 당국은 낙동강 상류 지점에도 이달 중순 조류경보가 발령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운문댐 수위 저하로 낙동강 물을 대체 공급하는 지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하천에 녹조 현상이 나타나자 수돗물 안전성과 안정적 공급에 대한 불안도 감지된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녹조는 무더위와 함께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고, 그 물을 정수해서 먹는 낙동강 유역민의 불안도 아울러 증가할 것”이라며 “이런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 녹조 독이 축적되면 그 농작물을 먹는 사람들 또한 녹조 독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녹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배출하는 유독화합물 ‘마이크로시스틴’의 독성은 청산가리의 10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 단체는 녹조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유역민의 수돗물 불안, 농산물 불안을 불식하기 위해 정부는 예산을 마련해 취·양수장 구조개선 사업을 시급히 마치고, 낙동강 보의 수문을 하루빨리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