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두고 홍준표 "시경찰청장 교체" vs 대구경찰 "법원판단 따른 것"
퀴어축제 두고 홍준표 "시경찰청장 교체" vs 대구경찰 "법원판단 따른 것"
  • 이지연
  • 승인 2023.06.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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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무대와 부스 설치를 두고 대구시와 경찰이 충돌한 데 이어 양측 감정이 격화되고 있다. 

1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행사를 앞두고 사전 내부검토를 통해 “적법하게 수리된 행사에 대해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부 판단을 내렸다. 

경찰의 행사 적법성 내부검토 배경에는 대구시의 행정대집행 예고에 따른 것이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과 대구시는 무대와 행사 부스 설치 등 불법 도로점용에 대해 행정대집행 실시를 알렸고 시민 통행권 보장을 근거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에 경찰은 집회 신고된 현장에 도로점용허가와 행정대집행 가능 여부 등에 대해 살폈다. 

경찰은 법적 검토결과 공공의 안녕질서에 명백한 위협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적법하게 신고 접수된 집회에 대해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판단을 근거로 경찰은 이날 오전 축제 주최 측의 무대 차량이 행사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 도로 점용을 막으려는 대구시 공무원들과 충돌하는 초유가 사태가 벌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불법 점거 시위를 보호하기 위해 공무원들을 밀치고 버스통행권을 제한했다.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은 집회시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 점용허가를 받지 않는 공공도로를 점거하라고 하지 않았다. 불법적으로 도로를 점거하라는 판결은 대한민국 법원 어디에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집회, 시위의 자유가 모든 것을 허용하는 게 아니다. 가장 번화한 거리에 버스 통행은 무단으로 막고 불법 도로 점거 시위를 옹호하기 위해 시위 트럭은 불법 점거 도로에 진입시키는 경찰은 어느 나라 경찰인가. 시민 불편을 초래한 대구경찰청장은 교체됐으면 한다”며 “완전한 지방자치 경찰 시대라면 내가 즉각 파면했을 것”이라고 썼다. 

대구경찰청장 교체까지 언급하자 경찰도 즉각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대구광역시경찰청 공무원직장협의회 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려는 자기기인(自欺欺人), 홍준표 시장은 대구경찰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경찰직장협의회 측은 “이번 퀴어축제는 개최 반대 측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법원에서 전부 기각된 것으로 적법한 집회이자 집시법에 따라 경찰이 보호해야 할 집회다. 집회신고 후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집회에 대해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판례에 따른 것이다”고 했다. 

이어 “불법 도로점거를 방조한다며 대구경찰청장 책임을 묻겠다는 홍 시장,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분이 왜 이러는지 의문이다. 몽니 그만 부리고 안전한 개최에 협력하라는 대구시 공무원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라. 해당 축제는 15년간 대구에서 안전하게 관리돼 온 행사다. 왜 올해만 이러한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지연 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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