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석의 통상이야기]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와 향후 통상·협력 과제 및 전망
[손수석의 통상이야기]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와 향후 통상·협력 과제 및 전망
  • 승인 2023.07.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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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석 경일대학교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베트남은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과 생산기지, 신속한 생산 인프라(물류망 등), 정부의 적극적인 글로벌 경제로의 통합노력과 파격적인 지원정책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연 6~7%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소득 증대(1인당 GDP 약 3,500달러)로 인한 거대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 게다가 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지정학적 입지와 주변국 및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로 인해 아시아경제권의 생산·물류 중심지로서 중국 못지않은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베트남은 중국의 대안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유망 투자국으로 각광받고 있다.

2022년 12월 22일부로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이 됐다. 그동안 한국은 베트남과 한-ASEAN FTA(2007.1), 한-베트남 FTA(2015.12.20.),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2022.2.1) 등 3개의 FTA를 체결하여 교역 및 교류·협력을 강화해 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 6월 23일에 베트남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작년 12월에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교류·협력 관련 17건의 협정·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따라서 한국과 베트남은 이미 외교·경제·통상 전 분야에 있어서 높은 협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1992년 수교 당시 4.9억 달러에 불과했던 對베트남 교역규모가 2022년에는 876.9억 달러로 177배나 성장했다. 그래서 베트남은 2017년부터 우리의 제3위 수출국이 되었으며, 2022년 기준 우리 총수출의 8.9%를 차지하여 중국(22.8%)과 미국(16.1%)에 이은 제3위의 핵심 수출국이 됐다. 한국의 對베트남 수출품은 주로 반도체, 휴대폰 및 전자제품의 부품, 합성수지, 철강판 등과 같은 자본·기술집약적인 중간재이다. 대신 對베트남 수입품은 주로 저임금을 활용해 조립된 전자제품, 의류, 신변잡화 등과 같은 노동집약적인 소비재다. 이러한 상호보완적인 교역구조도 양국 교역규모 증대에 기여한 바가 크다.

그리고 현재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SK이노베이션 등을 중심으로 한 약 9,000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2014년부터는 한국이 베트남의 제1위 투자국이 됐다. 그래서 베트남이 기존에 체결한 FTA들뿐만 아니라, 최근에 체결된 EU-베트남 FTA, CPTPP와 RCEP 같은 자유무역협정들은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인한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경제 안보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중국의 대안’으로서 핵심 원자재 부문에서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은 희토류(세계 2위), 보크사이트(세계 2위), 티타늄(세계 6위), 철광, 전기동, 아연 등 주요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베트남은 오늘날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가 풍부하여(세계 총 매장량의 18.3%) 중국에 치우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한국은 작년 12월에 베트남과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금년 6월 23일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향후 이 센터를 중심으로 베트남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우수한 가공 기술을 결합하여 희토류 등 핵심광물 탐사·개발, 투자 촉진, 안정적 수급, 공동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이미 2022년 5월에 충북 오창에 준공된 희토류 가공공장(KSM메탈스)에서 우리 기업이 개발한 ‘친환경적인 생산기술’과 100% 베트남산 희토류 원료를 사용하여 연간 5천200톤 규모의 희토류금속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 국가 전력 개발을 위해 2050년까지 6,580억 달러(약 858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즉, 베트남은 ‘2050년 탄소 배출 제로’ 달성 목표를 위해 원전 도입과 태양광발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이 비교우위를 지닌 원자력 및 태양광사업에 협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과 협력 사업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한국과 베트남은 스마트시티, 미래 농·축산업, 교통(도로, 철도), 문화·엔터 부문 등에서도 다각적인 교류·협력의 여지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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