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석의 통상이야기] 최근 EU 시장의 주요 이슈와 우리 기업의 대응 방안
[손수석의 통상이야기] 최근 EU 시장의 주요 이슈와 우리 기업의 대응 방안
  • 승인 2023.08.16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수석 경일대학교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EU(유럽연합, 27개국)는 인구 4.5억 명, GDP 16.6조 달러(전 세계 GDP의 16%)로 세계 최고의 선진시장이며 구매력이 높은 시장이다. 한편, EU는 기술혁신과 4차 산업혁명의 발상지로서 정밀화학, 기계, IT 등 혁신 기술기업의 본고장임과 동시에 ICT 융합기술 기반의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범유럽적 차세대 기술 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EU는 권역별 산업구조와 소득분포(구매력)의 차이가 현저하여, 서유럽은 소비거점, 동유럽은 자동차조립 등 제조기지, 북유럽은 에너지, 기계, 조선해양 산업, 그리고 남유럽은 건설, 패션 등 소비재 산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EU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권역별로 ‘차별화된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EU는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며, 알뜰한 소비를 하는 ‘가치 중심 소비’가 시장 트랜드를 주도하고 있다. 보수적인 소비 관행과 유럽 제품에 대한 신뢰가 강할 뿐만 아니라, 역내 교역 비중이 높고(61%), 초기진입과 내부정보 획득이 어렵다. 그래서 EU 시장은 ‘수출’보다는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며, ‘다품종 소량 주문 대응’, ‘신속한 배달’, ‘A/S’가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기업의 EU 수입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하지만, 최근 수출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재(화장품, 식품, 잡화), 의료기기, 기계류, ICT 품목 중심의 중소·중견기업의 對EU 수출이 최근 4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2022년 對EU 수출은 역대 최고인 744억 달러를 기록하여, 한-EU FTA 발효 후 처음으로 4.5억 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최근 들어 정밀화학원료, 전기차, 이차전지 등 신성장 수요에 따른 신규 수출 품목의 수출이 두드러진다. 이는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품질을 기반으로 하는 경쟁우위 선점 노력과 유럽 시장 내 한국산 제품의 인지도가 크게 개선된 결과로 평가된다.

최근 EU는 기후변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에너지 대란에 대응하여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2050년까지 EU내 탄소배출 zero 달성 목표를 위해 ‘유럽 그린딜’ 사업 시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를 55% 감축하는 ‘fit for 55 패키지 법안’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세’ 도입, ‘탄소배출권거래제도(ETS) 목표 강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출시 금지‘, ’탄소국경조정제도(CABM)’, 수소·풍력 발전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거액의 예산을 투입하여 친환경 분야 공공프로젝트 발주를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유럽 ‘그린딜’ 정책에 따른 규제강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친환경 차량 기술 협력 수요, 청정수소·해상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 진출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서유럽국가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디지털화되면서 EU 시장에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구매를 선호했던 기존과 달리, 팬데믹을 거치며 온라인 소비 선호도가 증가하여 소매 유통망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에서 정보를 습득한 후 온라인 최저가로 구매하는 ‘옴니채널’ 마케팅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온·오프라인 병행 마케팅툴로 전환하여 유럽의 유통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한편, EU 차원의 탈탄소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배터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EU는 전기차 전환 가속을 위해 배터리셀 자립을 위한 독자적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역내 배터리 기준을 국제 산업 표준으로 수립하는 등 배터리 산업기술 주권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U는 ‘반도체칩법(European Chips Act)’을 제정하는 등 핵심 자원 역내 생산 역량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EU 기금을 활용한 동유럽 중심의 병원 현대화 프로젝트의 활발한 추진과 스마트 헬스케어 수요의 증가로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동유럽국가들의 자주국방 위기 고조로 방산 장비 및 기술 협약 등에 따른 방산 수요가 크게 증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유관 기관과 기업들은 산업구조 재편에 따르는 EU의 기술 협력, 안정적 대체 공급망 수요 확대, 방산 수요 등과 같은 주요 이슈와 시장동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전략적 접근을 시도할 뿐만 아니라, 차세대 글로벌공급망(GVC) 진입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