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필요하다
[목요칼럼]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필요하다
  • 승인 2023.10.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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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객원논설위원, 행정학 박사
총선을 불과 6개월여 앞 둔 시점에서의 추석 명절 민심은 경험상 총선에서의 결과를 가름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직접 현장을 누비면서 민심을 청취하고 연휴 직후 실시되는 지지율 여론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이번 역시 6일간의 긴 연휴 기간 추석 민심을 파악한 여야는 ‘바닥 민심이 정치권에 대해 매우 좋지 않다’고 하면서도 그 원인에 대해서는 서로 상대방 탓만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도 흔히 산전수전 다 경험한 정치인들이 왜 국민들이 정치권에 대해 불신하고 있는지 모르지 않으면서도 철면피처럼 모르는 척하면서 그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지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의 안락한 삶 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욕망만을 위해 당리당략에 매몰되어 정쟁을 일삼는 정치권의 행태는 일상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국민들은 ‘정치적 아노미’에 빠져들게 된다.

아직 추석 연휴기간동안의 민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연휴 직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여당인 국민의힘이 더욱 분발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5~27일 조사한 결과와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달 25~26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52%, 54.3%로 나타났고,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39.1%, 38.9%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엠브레인이 YTN 의뢰로 조사에서는 민주당 34.4%, 국민의힘 27.0%로 오차범위를 벗어난 차이를 보였고, KBS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36%, 국민의힘 33%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달 25~27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33%, 민주당 27%, MBC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4.8%, 민주당 34.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물론 여론조사에서는 조사 방법에 따라 편차가 있기 마련이지만 대체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조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생물과 같이 나날이 급변하는 민심을 감안할 때 지난달 2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여론이 조사에 반영되면 또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국민의힘이 뼈를 깎는 혁신이 없이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현재의 삶에 고달퍼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어찌되었던 현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와 여당이 국민의힘이기 때문인 것 같다.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아직까지 많은 국민들로부터 존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가 집권하던 동안 정치적으로 많은 민주인사들이 억압받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나날이 삶이 풍요로워졌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즉 정부가 국민들에게 오늘보다 내일 더 풍요로운 삶이 온다고 믿게 했고 또 실제 그러한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인해 중산층을 붕괴시킨 IMF이후 최대 경제위기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오늘 참고 견디면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지리라는 믿음을 주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가 천문학적인 국가부채를 증가시켜 국가의 살림살이가 어렵고, 국회에서는 야당이 압도적 다수로 각종 정책에 발목을 잡고 있어서 어찌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사실일지라도 삶에 고달픈 국민들에는 핑계로 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저질러진 일이고, 어떻게 보면 그렇기 때문에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아오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현재 국정 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정부와 여당은 국민들에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온다는 것을 믿게 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여 국민들이 믿고 따라오게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필요한 법률안을 거대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 정책을 추진하지 못한다면 이를 대국민 홍보를 통해 국민적 압박을 가하게 해야 하고, 이를 근거로 내년 총선에서의 지지를 요구해야 한다. 물론 먼저 그 정책이 분명 어떠한 효과를 가져오게 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설득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민주당 또한 마찬가지이다.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는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의석으로 바탕으로 진정 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 내고 대국민 홍보를 하여야 한다. 비록 현정부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판단은 국민들이 할 것이다.

내년 4월이면 국회에서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여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할지 아니면 야당이 다수가 되어 윤석열 정부의 동력을 상실하게 될지는 오로지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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