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기현 대표 전격 사퇴…비대위로 향하는 국민의힘
[사설] 김기현 대표 전격 사퇴…비대위로 향하는 국민의힘
  • 승인 2023.12.14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당 대표에 취임한 지 9개월 만에 물러났다. 김 대표의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았지만, 내년 총선이 임박한 점을 감안하면 전당대회를 치르기에는 역부족이다. 국민의힘 당헌 제96조에 따르면, 당 대표 사퇴 등 궐위나 최고위 전원 찬성으로 비대위 설치를 의결할 경우 대표권한대행이 비대위 설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내년 총선이 불과 4개월 남은 점을 감안하면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불가피해졌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 총선 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라며 사퇴의 변(辯)을 적었다. 그는 ‘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뜻의 고사성어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 反求諸己)’를 인용했다. 현 상황에 대한 본인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원내대표가 당분간 대표직무대행을 맡고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우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한동훈·원희룡 장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자천 타천으로 언급된다. 이 중 이른바 ‘스타 장관’인 한동훈·원희룡 장관의 역할론이 대두하고 있다. 김 대표 체제로 가는 방향으로 굳어졌을 때도 원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천 계양을 등 험지 출마, 한 장관은 비례대표 순번을 받은 후 전국선거 지원에 나서는 방안이 국민의힘 내에서 유력하게 검토된 바 있다.

김기현 대표는 13일 대표직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내년 총선 불출마는 선언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700자 분량의 대표직 사퇴 입장문을 올렸지만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시사하는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하태경 의원 말대로 김 대표의 울산 출마는 ‘낙동강 벨트’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불출마 강요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지난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후 즉각 용퇴했더라면 당과 개인 모두에게 유익했을 것이다.

3·8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출범했던 김 대표 체제는 9개월 만에 문을 닫고 ‘총선 진용’이 대신하게 됐다.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 향배가 내년 총선에 달려있는 만큼 비대위원장 인선이 중요하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