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난 팔달시장, 스프링클러 없었다
불 난 팔달시장, 스프링클러 없었다
  • 류예지
  • 승인 2023.12.2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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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내 스프링클러 설치 시장 10곳 중 2곳뿐
소규모 건물은 안전 사각지대 놓여
현실적 소방시설 강화 대책 시급
최근 대구 팔달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통시장 내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에 대한 규정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팔달시장이 법에서 정한 설치 의무 기준보다 규모가 작은 탓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아케이드 등 시장의 형태를 갖췄음에도 소규모 건축물 밀집 지역으로 분류돼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실정에 맞는 개정 요구가 커지고 있다.

28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인 27일 오후 4시 48분께 팔달시장의 한 의류판매점에서 불이 나 1억3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약 2시간 만에 불을 완전히 껐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8일 오전 9시 30분께 경찰과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불은 점포 내 분전함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0년 이상 된 해당 점포에는 스프링클러 등 자동소화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다. 팔달시장이 설치 의무 기준보다 규모가 작고 소규모 건축물이 밀집 지역으로 분류되는 탓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등 판매시설은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바닥면적 5천㎡ 이상이거나 수용인원이 500명 이상일 경우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된다.

팔달시장뿐만 아니라 대구 지역 전통시장 대부분이 이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다.

소방에 따르면 대구 지역 전통시장 150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서문시장과 현풍 도깨비시장, 화원 시장 등 33곳뿐이다. 10곳 중 2곳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셈이다.

더불어 해당 점포는 행정 구역상 전통시장이 아닌 탓에 소방안전점검에서도 제외된다.

대구 소방은 시장 점검 시 행정구역상 전통시장을 우선 점검하고 이외의 구역은 심의회를 거쳐 표본으로 선정된 건축물에만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팔달시장 상인회에 등록된 업체는 총 424곳인 반면 행정 구역 상 전통시장으로 분류되는 업체는 199곳에 불과하다. 소방의 정기 점검 대상이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인근 상가들은 스프링클러 등 자동소화장치를 자율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다만 스프링클러를 설치는 펌프나 수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만약 개별 점포에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하려면 대규모 공사를 이행하거나 간이 스프링클러 등 차선책을 선택해야 한다.

사실상 시장의 형태를 갖춘 업체들이 소방시설 설치나 안전점검 등에서 배제되면서 실정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법은 일반적인 적용이 가능하도록 제정돼야 하며 특히 전통시장과 같이 화재 취약 지역의 경우 그에 맞는 세부적인 법이 갖춰져야 한다”며 “지어진 지 오래된 건축물의 경우 당시의 소방법에선 면제됐더라도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현대 시점에 맞춰 소방시설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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