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문 신춘 디카시 공모대전 최우수상 , 송행숙 作 '노끈의 힘'
대구신문 신춘 디카시 공모대전 최우수상 , 송행숙 作 '노끈의 힘'
  • 배수경
  • 승인 2024.01.0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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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최우수상-노끈의힘
 

때로는 삶이

속살까지 찢기고 너덜거릴지 몰라

그래도 쓰러지지 않는 건

헐거운 마음을 여며주는

네가 있기 때문이야

 

 

 

송행숙
송행숙

 [최우수상 수상 소감] 송행숙 "디카시 향한 애정 반짝반짝 풀어낼 것"

 

이른 아침 서둘러 집을 나서는 날이면 유난히 공기가 차갑습니다. 어둠 속 불빛을 따라 걷는 사이 성당의 불빛이 보이면 잠시 멈춰 서서 휴대폰을 꺼내봅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지요.

디지털 시대, 어느 곳이든 눈길 가는 곳마다 사진 찍는 일들이 좋아서 나의 갤러리는 새로운 풍경 사진으로 조금씩 채워져 갑니다. 삶이 힘들다고 느껴지는 날, 이 사진들은 한 줄기 빛처럼 나에게로 옵니다. 말을 겁니다. 때로는 등을 토닥이며 잘하고 있다고 나를 위로합니다.

이러한 소소한 일상이 모여 내 삶의 활력소가 되고 디카시가 되었습니다.

일을 하다 꽁꽁 얼어붙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 잠시 녹이고 있던 시간, 어린 시절 산타할아버지가 머리맡에 두고 간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꿈인 것만 같아 정말요? 정말요? 몇 번이고 되물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주르륵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늘 꿈을 꾸고 도전했던 힘들고 긴 시간들이 스쳐갔기 때문입니다.

도서관 앞에 있던 애기사과나무의 깊은 상처가 많은 생각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놓쳐버린 그 손 때문에 인생이 달라졌다고 원망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럴 때마다 대신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따뜻한 손들이 곱게 모아져 내 마음에도 사과 꽃이 환하게 피고 올망졸망 작은 열매들이 열렸습니다.

오랜 시간을 지나 이제야 비로소 작은 열매 하나가 내 눈앞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막 걸음마를 떼는 아이처럼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발을 떼면서 디카시의 공간으로 들어가 볼 생각입니다.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디카시에 대한 사랑을 반짝이는 생각으로 풀어놓겠습니다. 늘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겠습니다.

부족한 저의 시를 뽑아주신 대구신문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목포대 평생교육원 문우님들과 박성민 교수님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나의 지원군이자 평생 나의 편이 되어 준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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