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를 찾아서> 풀
<좋은시를 찾아서> 풀
  • 승인 2012.10.18 14: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영미

농사꾼의 아내가 되어
지난주부터 두 주째 김을 맨다

햇볕은 사정없이 내려 쪼이고
얼굴에도 등에도 땀이 흘러내리는데
내가 매야할 잡초는 끝이 없이 자란다.

왜 이럴까
자두나무와 상치와 배추는
거름을 내고 비료를 주어도 겨우겨우 자라는데
잡초는 뽑고 뽑아도 일 주일이 멀다하고
새로 자라 나와서 온 밭을 덮어버린다

내 삶에도 몸에 좋은 곡식과 채소 같은,
옳은 일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쓸데없는 일, 하찮은 일, 심지어는 좋지 못한 일까지
풀만 무성한 것 같아
주님 앞에
죄송스런 맘뿐이다
---------------------------------------
1951년 경북 청도 출생. 2007년 `사람의 문학’ 등단

해설) -해설 김인강-
생명으로 태어난 것은 모두에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존재이다. 필요한 자리에 있을 땐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빛이 나지만, 제 자리를 찾지 못할 때에 푸대접을 받는 것이 아닐까? 나의 삶을 뒤돌아 볼 수 있게 해준 풀이기에 그 또한 감사한 마음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