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강남스타일’과 선비정신의 세계화
<달구벌 아침>`강남스타일’과 선비정신의 세계화
  • 승인 2012.10.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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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전임연구원 철학박사

지금 세계는 한국의 젊은 청년이 부르는 낯선 춤과 노래에 넋을 잃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싸이 패러디’를 검색하면 무려 3670개의 결과가 나오고 심지어 북한 정부까지 패러디 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유튜브 조회건수는 2억을 넘었고, 영국 팝챠트 1위, 미국 빌보드 챠트 2위에 기록되는 등 지구촌 전역을 휩쓸고 있다.

싸이는 독특한 개성을 추구하는 가수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주목받는 가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싸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가수이자 세계를 주름잡는 월드스타가 되었다. 싸이의 성공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던 한류(韓流)와 K팝(pop)을 비롯한 한국문화의 세계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싸이는 한류를 주도했던 아이돌 스타들처럼 수려한 외모가 아니라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을 억척스럽게 고집해온 뮤지션이었다. 그는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메시지를 통해 아이돌 그룹의 음악과는 색다른 예술적 감동과 전율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말춤’을 통해 춤추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 욕구를 자극함으로써 세계인이 집단적 춤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음악에는 사악함이 없다(詩三百 一言以蔽之 思無邪)”라는 공자(孔子)의 말처럼 음악은 언어와 국가를 초월하여 세계인을 소통시키는 인류의 보편성과 맞닿아 있다. 싸이의 음악은 이미 한국적 가치를 넘어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지구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를 통해서 볼 때, 싸이의 성공은 드라마와 K팝 중심의 지엽적 한류(韓流)를 넘어서 한국전통문화의 정수, 선비정신의 세계화 또한 가능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한국의 선비정신은 생명의 가치에 대한 존중, 나눔과 배려,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그러므로 한국의 선비정신은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시민이 지녀야 할 보편적 삶의 가치도 제시하고 있다.

더구나 유교문화의 종주국임을 자부했던 중국은 효를 바탕으로 한 유교문화를 재생산하는 기능을 이미 상실했다고 한다. 자본의 힘에 길들여진 중국인들에게 유교적 가치를 교육하기 위해 중국정부에서는 고육지책의 하나로 `효자 10만 명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몇 해 전부터는 한국선비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대규모 수학여행단을 보내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건너온 유교문화가 한국적 선비정신으로 새롭게 태어나 중국으로 다시 전파되고 있는 문화 역전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선비문화 체험프로그램’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걸고 당당하게 유학의 종주국중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선비정신의 세계화를 위해서 경상북도와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상북도에서는 선비정신에 대한 체계적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전국에서는 최초로 `경북 선비아카데미’시행하고 있다.

영주시에서는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건립하여 연간 4만 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는 선비문화교육의 성지로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경주시에서도 신라국학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국제학술대회 개최하고, `경주 최부자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계승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비정신은 아직도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고상한 구시대의 유물로 인식된다. 선비정신의 세계화를 위한 일차적 과제는 더욱 쉽고 재미있는 선비문화로 만드는 것이다. 시대에 부합되지 않는 불필요한 내용과 형식은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학술적 언어와 관심에만 매몰되어 세상을 향하여 한 걸음도 나오지 못하는 학술계 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올바름에 대한 열정으로 시대의 고통을 나눌 수 있는 나눔과 배려의 심성을 가진 오늘의 선비들을 배양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강남스타일’처럼 세계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선비스타일’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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