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구시의원의 ‘동문서답’
<기자수첩> 대구시의원의 ‘동문서답’
  • 김종렬
  • 승인 2013.04.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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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렬 정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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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대구시의회 제212호 임시회. 5분 발언에 나선 오철환 대구시 의원은 “대구를 협동조합의 메카로 만들자”라고 발언했다. 오 의원의 이날 발언은 협동조합관련 법 시행 100일째 쯤 나온 것으로 대구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불씨를 지폈다는데 큰 공감을 일으켰다. 협동조합법 시행 100일간 대구시의 협동조합 설립인가 등은 전국 광역시도 중 골찌 수준이었으니 그의 협동조합 육성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나름 신선했으며 선도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26일 오후 2시부터 대구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시의원 연구단체인 ‘희망과 미래’ 주최로 열린 ‘대구시 협동조합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지정 토론자로 나온 오 의원의 발언은 2개월전 그의 협동조합 문제제기에 대한 ‘공감 일성’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오 의원은 이날 “이번 토론은 대구시의회의 협동조합 조례 제정과 구체적인 정책을 펼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그의 이후 발언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오 의원은 “협동조합은 자유경쟁에서 처진 사람, 경제적 약자와 장애인 등에서 필요하고 농업 등 몸으로 떼우는 사람들이 해야한다”고 했다. 원시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형태와 같이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또 “진보좌파, 시민운동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 같은데 좌파 이런 분들이 이쪽으로 와 있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주의자와 시민운동가들은 협동조합을 하면 안된다는 것인지?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협동조합 출자금이 너무 적다. 100만원, 1천만원 내외로는 어떤 사람도 할 수 없고 실패해 사회적 문제, 정치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며 “아무리 못사는 사람도 100만원 내고 모든 것, 사업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든다”며 “식당을 하는데도 3천~4천만원드는데…”라고 출자금의 문제를 제기했다. 경제적 약자가 협동조합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장과 상반된 것. 그의 ‘말 실수’로 봐야 하는가.

토론회가 끝난 뒤 간담회 말미에 오 의원은 한 말씀을 요청했다. “선진지 견학을 통해 성공사례를 벤치마킹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원보다 선진지 견학을 조례에 넣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협동조합 선진지 견학 조례 포함. 기자에게는 선진지 견학이 순수하게 들리지 않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시민들은 이 부분을 또 어떻게 받아들일까. 해외 선진사례에 대한 정보 수집 명목으로 ‘해외 나들이’하시려는 것은 아닌가 라고….

오 의원의 이날 발언은 협동조합 설립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치명적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 의원께 협동조합의 근본 취지를 잘 못 이해하신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daemu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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