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1위의 나라 한국
성범죄 1위의 나라 한국
  • 승인 2013.06.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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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경북대 교수
자살률 1위, 알코홀 소비량 1위, 교통사고 1위라는 불명예와 더불어 한국은 성범죄에 있어서도 1위의 나라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윤창중사건과 육사생도성폭행사건 그리고 대구여대생살해사건에 이르기까지 지금 한국은 연일 터지는 성폭행, 성범죄 사건으로 사회가 극도로 불안하다.

어제 어떤 모임에 갔다가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1 “밤에 집에 가려고 골목길에 들어섰을 때 여성이 앞에 걸어가면. 남자인 나를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어요. 나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생각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아요.”

#2 대구여대생 성폭행살해시건을 이야기하던 중: “그 여학생은 왜 밤늦게 술이 취할 때까지 클럽에 있는 건가? 평소 그 여학생의 행실도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멀쩡한 여학생이면 어디 그렇게 행동할 수 있겠는가?”

첫 번째는 젊은 남성의 이야기인데, 여성들이 밤에 얼마나 불안하게 골목길을 걸어다니고 있는지 보여주는 내용이고, 두 번째는 장년 남성의 이야기로. 가해자인 남성보다는 피해자인 여성을 오히려 비난하는(blaming victims)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여성이 살아가기에 무섭고 불안한 나라이며, 여성이 피해를 보았음에도 여성에게 사회적 비난을 가하는 왜곡된 사회임을 보여준다.

2010년 UN의 공식통계에 의하면 10만명당 강간발생비율이 한국 467건, 스웨덴 63건, 미국 27건, 일본 1.1건이다. 2위인 스웨덴과도 6배이상이나 차이가 있다. 놀랍지 않은가? 한국은 사회전체가 성범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

윤창중 사건은 이런 만연된 한국의 왜곡된 성문화속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앞으로 계속 이런 사건은 터질 수 밖에 없음을 연일 다른 사건들이 증명해 주지 않는가?

윤창중에게 피해를 입었던 한국계 여성인턴에 대해 미국사회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면 우리사회와 확연히 다른 점이 느껴질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그 여성인턴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사실 외에 다른 것은 잘 모르고 있다.

이는 미국사회가 피해자의 인권에 위배되는 정보를 극도로 통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사회라면 어떻게 했을까? 빗발치는 호기심으로 대중매체는 이에 편승하여 아마도 추측성 정보를 흘리고, 또 심지어는 대구여대생 사건처럼 무언가 당사자에게 방정하지 못한 행실은 없었는가를 찾으려들지 않았을까? 윤창중 사건을 비롯한 성폭력사건을 통해 우리사회에 성범죄와 관련하여 세분화된 처벌조항과 피해자보호에 대한 법적 장치가 얼마나 절실한가를 깨닫게 한다.

윤창중 뿐만 아니라 대부분사람들이 성폭행을 저지르고도 그것이 범죄인 줄 모르고, 성희롱을 하고도 그것이 성희롱인 줄 모른다. 이것은 분명 인식의 문제이고 교육의 문제이며 사회전체의 문제이다. 결국 성범죄 세계 1위의 가시관은 우리 모두의 잘못이며, 우리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방기한 연대책임을 가지고 있다 할 수 밖에 없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듯이 한 사람의 잘못된 성인식을 바꾸는 데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

‘성적 놀음’과 성희롱이 만연된 사회에서는 매일 성폭력과 성범죄가 끊이지 않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우선 수위를 넘는 말이나 행동은 누구라도 단호하게 지적하고 더 이상 진전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누구나 교사가 되고, 부모형제가 되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성교육을 더 철저히 시켜야하고 직장에서도 더욱 엄격한 성문화가 필요하다.

성폭력에 대한 엄격한 법적규제와 피해자를 위한 보호매뉴얼 그리고 성범죄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존중심과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인권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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