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제2연평해전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 승인 2013.06.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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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관 대구지방보훈청장
최근 서울교육청에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초·중등학생 32%만이 “제2연평해전을 알고 있다”고 답변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제2연평해전을 모르고 있다”라고 답변한 학생이 48.3%, 심지어 “관심 없다”란 답변을 한 학생이 18.5%나 되었다.

불과 11년 전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 여섯 명 용사들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되었건만, 이미 국민들 머릿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3·4위전(대한민국:터어키)을 앞두고 전 국민이 축제분위기에 들떠 있던 6월 29일 오전 9시 54분, 북한의 경비정 중형 1척과 대형 1척이 연평도 서쪽 7마일 해상에서 NLL을 침범하였다.

거듭된 우리의 퇴각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비정이 계속 남하하자 참수리 357호정이 진로를 차단하기 위해 기동하던 중, 북한 경비정이 느닷없이 선제 기습공격을 가해왔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다.

북한 경비정은 함포(85미리, 37미리)와 휴대용 로켓포를 이용해 작심이라도 한 듯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

적의 포탄이 참수리 357호정에 명중하여 아수라장이 되고, 적의 포탄이 쏟아지는 가운데에서도 함교에서 버티며 반격을 지휘하던 윤영하 소령이 전사했다.

포대 안에서 적을 향해 응사하던 조천형 중사와 황도현 중사는 포대가 적의 포탄에 명중되어 화염에 불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응사하다 장렬히 산화했다.

기관총 사수였던 서후원 중사도 숨이 멈추는 순간까지 방아쇠를 놓치 않았다. 의무병 박동혁 병장은 빗발치는 포탄 사이를 뛰어다니며 부상동료를 보살피다 수십발의 파편이 온 몸에 박히고 적의 탄환에 오른팔이 관통된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쓰러진 동료를 대신해 기관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렇게 지옥 같은 상황에서 적의 공격을 끝까지 버티며 NLL을 사수한 참수리 357호정 장병들과 인근 우리 함정의 지원사격으로 북한 경비정은 화염에 휩싸인 채 수십여 명의 인명피해를 입고 NLL북쪽으로 퇴각했다.

이날 교전으로 우리는 윤영하 소령 등 6명의 용사를 잃고, 19명의 장병이 부상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제2연평해전은 우리의 바다를 지키겠다는 투철한 군인정신과 필승의 사명으로 NLL을 사수한 승전이었다.

이제 11년의 시간이 흐르고, 이 날의 기억 또한 시민들 머릿속에서 많이 지워졌지만, 호국보훈의 달 마지막에 우리가‘제2연평해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은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안보가 제1과제이며, 당시 국토수호를 위해 용감히 맞서 싸웠던 전사자와 부상자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NLL(북방한계선)에 대한 정치적 논쟁이 뜨겁다.

이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국가안보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존립의 기반이라는 엄중한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아서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란 명언을 남기었다.

우리가 호국을 기념하고 보훈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는 이유를 확인하고, 보다 번영된 미래의 대한민국을 희망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나간 아픔의 과거를 희망의 내일로 승화시키기 위한 지혜이다.

한 여름이라는 계절의 뜨거움보다 한층 더 뜨거운 조국애의 열기를 가슴깊이 느껴보는 6월을 마무리하면서, 제2연평해전 당시 희생된 해군장병들에게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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