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변신 ‘힐링푸드’ 지구촌 입맛 사로잡아라
건강한 변신 ‘힐링푸드’ 지구촌 입맛 사로잡아라
  • 김종렬
  • 승인 2013.07.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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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中企천국' 만들자
식품산업 중심지로 육성
“돈벌이가 되면 치킨도 산업이 된다.”
‘2013대구치맥페스티벌’의 성공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뛰었던 대구경북계육식품발전협력회와 치킨업체 관계자의 공통적인 말이다. 이들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행사기간동안 대구가 ‘치킨 종주도시’임을 확인시키며 치맥축제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쏟았다. ‘치킨 메카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고 관련산업의 부활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여줬다.
대구의 대표 전통 내수산업이던 닭 관련 식품산업 등은 1990년대 들어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역 주력산업으로 대구의 부(富)를 책임졌던 섬유업의 본격적 침체기와 때를 같이한다. 또 하나의 축을 담당했던 안경산업은 2000년대 이후 중국산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다.

이처럼 지역을 거점으로 한 전통 내수산업은 ‘사양산업’으로 취급받으면서 지역경제의 주력에서 밀려났다. 자동차부품, 금속가공, 기계 등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무너지는 산업은 연쇄작용을 일으켜 지역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을 간과했다.

윤병대 한국식품발전협회 사무국장은 “치킨 체인점 운영을 위해서는 100여개의 협력업체가 필요하다”면서 “닭 산업의 위축으로 대구 인쇄업이 무너졌고 그 인쇄수요를 경기도가 낚아채 갔다”고 말했다.

대구와 경북이 미래신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명목으로 대형 국책사업에 치중하다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전통 내수산업과 연관산업까지 위축, 몰락시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게 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올초 농산유통과내에 식품산업 전담부서를 꾸리고 식품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반면 경북도는 이미 지역에 산재한 자원을 활용해 고부가 기능성식품·식품가공산업 육성에 나서며 식품산업의 중심지로 우뚝 선다는 계획을 펼치고 있다.

식품산업은 농·축·수산업을 견인하고 BT(생명공학)와 IT(정보통신)가 융합해 고부가치 산업 등으로도 발전가능성이 있다. 제조와 서비스업을 동시에 갖고 있는 식품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에 기여한다. 식품산업은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면 내수산업을 뛰어넘어 세계시장에도 통한다는 분석이다. 지역 중요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다양한 육성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식품시장 무시할 수 없는 규모 = 세계식품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 5조1천억 달러에서 2020년 6조4천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 1.6조 달러, IT시장 3.5조 달러보다 큰 규모로 매년 8%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2천대 기업(2007년 포브스지 선정) 중 식품관련 기업은 104개나 된다. 그만큼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식품시장에서 많은 이윤을 창출하고 있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 중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은 CJ, 농심, 삼양사, 오뚜기, 동서식품, 롯데, 대한제당 등 8곳에 불과하다. 세계시장에 차지하는 비중 또한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식품산업의 2009년 기준 총 생산은 40조4천억원으로 국내 총생산(1천63조)의 3.8%, 제조업 총생산의 15.2%를 차지하는 중추산업이다. 대구지역 식품제조업은 지난해 기준 7천489억원 규모로 2000년대 초반 이후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 식품제조·가공업체수는 931개로 20인 미만 사업장이 90.1%로 대부분 영세사업체이며, 전국의 3.8%(2만4천198개)를 차지한다. 이 중 조미 및 조림, 빵·떡류, 식육가공류 업체가 382개로 41%다.

대구지역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는 111개소로 전국 대비 5.7%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치킨, 떡볶이, 칼국수, 커피, 막창 등이다. 특히 치킨은 상위 30개 업체 중 대구에 본사를 둔 업체가 4개로 닭 산업에 대한 전략적 육성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경기의 성장 둔화 움직임에도 식품·외식산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고성장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식품산업은 내수경제 대표 분야 = IMF와 금융위기 등으로 주식시장이 춤출 때 내수주인 식품관련 주가는 힘을 발휘한다.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인식한 투자자들의 판단 때문이다. 어려워도 식품수요는 지속될 것이란 믿음이 깔려있다. 내수경제의 대표 분야로 식품산업이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식품산업은 중소영세기업 살리기와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창출 등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정책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에 따르면 총 2만3천600여개 중 93%인 2만2천여개가 10인 미만의 영세기업이다. 또 식품업체 종사자 26만여명 중 60%인 15만8천여명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일하고 있다. 해당산업의 매출이 10억원 증가할 때 늘어나는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취업유발계수는 19.2로 전체산업(12.4)보다 높다.

식품산업은 현재 국가 총 부가가치(2008년 기준 920조원)의 10.3%, 총 취업자 수(2천358만명)의 17%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농수산물 가공업체는 거의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취업유발효과(29.7)로 전 산업(14.6)보다 높아 서민층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가장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전기·전자의 취업유발 계수는 7.4로 농수산물 가공업체의 4분의 1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식품산업은 내수경제의 한 축으로 일자리 창출의 통로가 되고 있다. 지역 식품산업의 육성은 지역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창조경제의 주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요구된다.



중기특집2
지난 21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3 대구 치맥페스티벌’은 나흘간 전국에서 30여만명의 인파를 불러모으며 ‘치킨 메카 대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전문가들은 대구의 대표 여름축제만이 아닌 산업으로 연결시켜 지역 식품산업을 부활시키는 촉매제가 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아낌없는 투자, 창조경제의 불씨된다 = 전통산업으로 여기던 식품산업이 기술과 아이디어가 접목되며 대박을 내고 있다. 붕어빵과 와플·스테이크, 비빕밥은 세계인의 입맛을 홀렸다. ‘초코파이’는 중국의 최고급 과자로 자리 잡았다. 북한 주민들에게도 최고의 인기 과자다. 오리온은 초코파이로 중국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역사를 썼다. 식품업계의 혁신기술이 ‘초코파이 신화’를 만들어 낸 것. 농심의 ‘신라면’은 지난해 82개국에서 3억개를 판매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의 전유물만이 아니라 내수, 사양산업으로 취급되던 식품산업에도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진정한 먹거리를 만든다면 ‘창조경제’의 주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들 기업은 보여주고 있다.

“‘땅땅치킨’이 중국인의 입맛을 잡았고, ‘경주법주’가 미국인을 홀렸다.” 지역 치킨업체와 주류업체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을 상상해 보자. 지역 식품기업들이 혁신적인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건강, 웰빙, 편의성 등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맞는 제품과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투자, 지역 기업들의 개척정신, 연구소 및 대학의 기술연구 등이 융합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도 지난 26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농촌의 6차 산업화 추진방안’을 통해 ‘2017년까지 매출액 100억원 이상의 농업 6차(생산+제조.가공+서비스 복합) 산업화 주체를 1천개 육성, 농촌지역 일자리를 내년부터 5천개씩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농식품부의 6차 산업화 모델인 ‘문경오미자’, ‘임실 치즈마을’ 등과 같이 농업과 제조업, 서비스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의지를 담았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세계 식품시장 선점을 위해 2017년까지 농식품 수출 200억 달러, 식품업 고용 200만명을 목표로 전문가 양성 등에 나선다. 2015년까지 아시아 최초로 수출 지향형 수출식품전문단지를 개발하고 관련 업계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중기특집1
지난 6월 대구국제식품전과 음식관광박람회를 찾은 외국인들이 한국 대표음식을 살펴보고 있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지역음식을 치료형 음식 즉 ‘힐링푸드’로 개발한다면 지역 문화콘텐츠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제공
◆식품산업 새 성장 동력 창출해야 = 최근 식품산업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성장산업이 될 것이란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또 비만방지·질병예방·노화방지 식품 등 식품의 응용분야가 확대되면서 식품산업이 제약·바이오 등과 융복합하며 새로운 성장 모델 개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식품 대기업은 세계적인 ‘푸드전쟁’에 새로운 신시장과 새로운 아이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소규모 중소기업이 전체 90%를 차지하는 지역의 식품제조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 명품자원의 특화전략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또한 대구의 식품제조·가공업과 경북의 농업이 연계를 통한 고부가가치를 창출에 함께 나서야 한다.

대구지역의 경쟁력있는 식품 콘텐츠인 ‘치킨’은 다른 산업과 달리 일손을 많이 필요로 한다. 제대로 육성하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뛰어나고 인쇄, 택배, 인터넷 등 서비스·IT 산업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친다는 분석이다. 또한 첨단기업의 유치와 함께 일자리를 창출하는 식품기업 유치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식품업체의 ‘탈지역 억지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의 산·학·연·관이 함께 모여 지역 대표산업으로 발전을 논하는 ‘산학연관협의체’의 구성도 요구된다.

윤병대 사무국장은 “식품은 도시가 자급자족을 하기 위해서 육성해야하는 기본적인 투자다. 대구의 미래를 위해서 식품산업은 반드시 꾸려가야 한다”며 “식품산업은 제조와 서비스, IT 등 연관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산·학·연과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그동안 산업구조 고도화 차원에서 자동차 부품·기계, 섬유, 의료 등의 예산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식품산업관련 예산 확보에는 소홀했다. 반면 전북은 ‘익산 식품클러스터’를 정부 주도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투입되는 예산이 6천181억원(2009년~2015년)이다. 중앙정부가 인정하는 대구시의 식품산업 육성 전략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대구시가 장기전략으로 추진할 ‘대구경북 닭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주목된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대구는 닭 가공, 경북도는 육계 생산농가 조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단기적으로 식품산업추진체계 구축, 전통·발효식품 및 전통주 산업화 및 제조업체 경쟁력 강화를, 중기적으로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 육성, 농어촌자원복합 산업 지원 등에 가각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 관련협회 및 전문가 집단과 클로스터 추진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닭가공식품산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매년 6월에 공동 진행되는 ‘대구국제식품전·음식관광박람회’의 파급효과를 지역 식품산업 발전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구경북중소기업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과 협력을 통해 구매 및 수출상담회의 추진, 중소식품업체의 신규 거래선과 국내·외 판로 확대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행사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창조산업연구실 박민규 부연구위원은 “영세성을 띄고 있는 지역 식품산업이 전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식품산업의 범위를 제조가공업체나 프랜차이즈 유통업 등으로 한정해 육성하기 보다 외식산업으로 넓혀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서울, 부산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지역음식을 치료형 음식 즉 ‘힐링푸드’로 지속 개발한다면 ‘메디시티 대구’와 연계할 수 있고, 의료관광의 콘텐츠로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렬기자 daemu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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