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작가들 ‘동시대미술’에 눈 돌려야”
“국내 작가들 ‘동시대미술’에 눈 돌려야”
  • 황인옥
  • 승인 2013.10.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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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산책> 김기수 온아트 대표

자유·파격적…세계현대미술 흐름인 ‘컨템퍼러리’ 알리기 열정 쏟아

모던아트 강한 대구 미술계, 수용 뒤쳐져…학생들도 접해볼 기회 부족

내년 대구지하철 11주기 기념전 기획…현대사회 다양한 문제 다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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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온아트(OnArt) 김기수 대표를 만나고 해묵은 의문 하나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중국이나 중동, 아프리카 출신 작가들의 세계적인 약진이 두드러지는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국내 작가들의 약세 이유를 궁금해 하던 차에, 그가 하나의 실마리를 풀어놓았기 때문이다.

그가 던진 개념은 컨템퍼러리 아트(Contemporary Art). ‘동시대 미술’ , ‘1990년 이후 현대미술’이라고 소개하는 김 대표는 국내 미술계가 20세기 전반(前半)을 지배했던 모던아트와 1990년 이후의 컨템퍼러리 아트 모두를 ‘현대미술’의 범주로 포함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컨템퍼러리 아트는 형식주의 모던아트와는 전혀 다른 조형언어로서 국외에서는 이 둘을 함께 묶는 용어는 없다”고 말하며, “국내 미술계가 적극 수용해야 할 분야”로 꼽았다.

그는 지난 3년간 대구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아직은 낯선 개념인 컨템퍼러리 아트를 알리는데 매진해왔다.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철학박사(미학전공) 학위를 취득하고 2008년에 귀국해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에 출강하며 국내 미술계에 동시대 미술을 알리는 일을 병행해 오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모던아트가 강한 대구 미술계에 현재 세계미술의 주요 흐름인 컨템퍼러리 아트를 소개하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다.

“미국 유학생활 중에 미국에서 열리는 각종 비엔날레와 동시대 미술전시를 보고 동시대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국내에서 ‘현대미술’로 소개되었던 미술과는 전혀 다른 것 이었다.”

그는 학위 취득 후 국내에 입국하자마자 ‘온아트(OnArt)’를 통해 ‘1990년 이후 현대미술’에 관한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해왔고, ‘디카(dica)’라는 현대미술 단체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컨템퍼러리 아트 알리기에 돌입했다. 2010년부터 지난 3년간 지역의 젊은 미술학도들을 대상으로 세미나 등의 교육 사업을 펼쳐왔다.

김 대표는 “광주비엔날레나 부산비엔날레는 컨템퍼러리 아트의 주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미술전공 학생들이나 젊은 작가들은 광주와 부산에서 전시되는 컨템퍼러리 아트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말하자면 지난 20여 년간 미술언어가 근본적으로 변해왔는데 대구미술계는 이것을 수용하는데 뒤처져 있고, 그래서 학생들이 이 미술을 접해볼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다”라며 대구 미술계를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모던 아트는 ‘스튜디오 아트’로서 형식의 창조에 몰입한 채 스튜디오 밖의 시대상을 담아내지 못하는 반면, 컨템러러리 아트는 ‘포스트스튜디오’ 아트로서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 핵심이 ‘우리 시대의 문제’, ‘우리 삶의 문제’인 것. 그에 따라 동시대미술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된 신자유주의와 글로벌 자본주의와 연관된 문제를 주로 다뤄왔다.

그는 “이제는 미국이나 유럽이 더 이상 미술의 중심이 되지 않는다. 미술의 센터 개념이 희박해져 누구든 중심이 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작가들도 폭발적으로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컨템퍼러리 아트가 탈식민주의의 맥락에서 발전된 미술운동이라는 것을 말해준다”며 “이제는 우리도 동시대 미술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내년 2월쯤 2.18 대구지하철 11주기를 기념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세미나 등의 교육만으로는 미개척분야인 동시대미술을 충분히 소개할 없다는 판단에서다. 작품의 주제는 2.18 대구지하철 참사가 된다.

서울과 해외작가 7~8명과 지역 작가 7~8명이 참여해 다양한 설치작품, 영상작품, 아카이브 작품을 소개한다. 이 밖에도 배너 아트를 통해 지역 작가들의 대거 동참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경비는 대구시민의 자발적인 모금과 기부 등에 의존한다.

“현재 온아트에서 주관하는 제4회 ‘1990년 이후 현대미술 세미나’가 지난 5일부터 11월 30일까지 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에서 ‘비엔날레 전시담론’이라는 주제로 6회에 걸쳐 열리고 있다. 지역의 관심있는 작가들의 많은 참여가 있었으면 한다” 문의. 010-3505-7815.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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