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포’ 역 맡은 베이스 강병운, 대구서 은퇴무대
사랑과 이별, 오해, 질투, 우정, 그리고 고독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다층적인 감정과 심리를 한 편의 서사로 담아낸 ‘베르디 최대의 심리드라마’다.
베르디 사상 가장 장대하고 진지한,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이 작품은 아들의 약혼녀인 엘리자베타와 결혼한 스페인의 절대군주 필리포 2세, 불운한 왕자 돈 카를로, 그의 친구이자 충신인 로드리고, 왕자를 사랑하는 왕의 정부 에볼리, 여기에 뛰어난 존재감으로 왕을 압박하는 종교재판관까지 인물들 사이의 엇갈린 사랑과 배신, 오해와 비극을 치밀하게 그려낸 심리작이다.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돈 카를로’ 공연은 14년만에 대구관객과 만나는 자리다. 대형 오페라 연출의 거장으로 알려진 엘라이저 모신스키의 참여와 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최고의 필리포’로 칭송받았던 베이스 강병운의 첫 한국 무대 데뷔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주역만으로 이루어진 오페라’라는 별명처럼 모든 출연진에게 높은 기량을 요구하는 ‘돈 카를로’의 이번 무대는 베이스 강병운, 테너 나승서, 바리톤 공병우, 소프라노 박현주, 메조 소프라노 정수연, 베이스 양희준과 전준한 등 예술의전당 공연을 화려하게 빛냈던 주역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특히 이 공연은 필리포 역을 200번 이상 맡으며 ‘필리포의 화신’이라는 별호를 받았던 전설의 베이스 강병운의 은퇴 무대로 관심을 모은다.
국내 첫 공연 작이면서 마지막 공연작인 되는 그의 드라마틱한 ‘돈 카를로’가 마지막 무대에서 어떻게 펼쳐질지는 이번 공연의 관람 포인트가 되고 있다. 공연은 25일 오후 7시 30분, 26 오후 3시 양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1~7만원. 053)666-6111
황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