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로 간 한국작가들 현지예술가와 교류 활동
낯선 땅에서 느낀 심상 창조적인 행위로 표현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는 ‘be anda; 이름 없는 땅으로’전은 물리적인 공간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의 상호작용이 주제다. 한국 작가들이 몽골이라는 낯선 땅에서 같은 예술을 공유하는 몽골 작가들과 몽골의 대지와 문화를 접하며 느낀 심상을 풀어놓는 자리다.
봉산문화회관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제6기 몽골 노마딕 레지던스 프로그램(2013.8.1~10)에 참가한 작가들의 결과물인 퍼포먼스와 전시 설치물, 몽골 예술가와 한국 예술가와의 교류 영상과 사진 기록물을 소개하는 전시를 오는 22일까지 열고 있다.
‘be anda’라는 신조어가 ‘의형제’라는 뜻을 가진 몽골어 ‘anda’와 동사 ‘be’의 조합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전시는 몽골 레지던시에서 만난 몽골 작가와 한국 작가 사이에 의형제 관계가 맺어지는 상황과 낯선 공간을 통해 예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는 예술인들의 활동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봉산문화회관 정종구 큐레이터는 “지역과 장소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동’은 동시대 예술가들의 주요한 작업 성향의 하나이자, ‘유목민’, ‘유랑자’를 뜻하는 노마드(nomad) 철학의 실천적 행동”이라며, “이 노마드는 공간적인 이동에 버려진 미지의 대지를 새로운 생성의 땅으로 바꿔 가는 상황, 곧 특정 가치와 삶의 태도에 국한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창조적인 행위와 태도가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런 주제를 다양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리우, 이도현, 김규형, 윤동희 등 한국작가 4명과 몽골작가 6명이 참가한다.
리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현실의 레이어가 겹쳐지고 증식해 새로운 영토를 향하는 자신의 노마드 상태를 기록한다. 몽골 레지던시로부터 가야시대 여성전사를 떠올리고, 그 전사의 이미지가 프린트된 반투명 천과 영상 설치로 경계 없는 자유를 갈망하는 ‘Boundless Body’와 몽골현지 퍼포먼스에 함께 사용했던 인물 석고좌상 등을 전시한다.
김규형 작가는 원초적인 신체 감각을 일깨우는 몽골의 초원과 사막, 예측이 불가능한 우발적인 현실 상황이 펼쳐지는 레지던시 과정들을 도큐멘터 사진 작업으로 전시한다. 이 작업들은 ‘사막과 개’, ‘지평선과 말’, ‘하늘과 구름, 땅’ 등 몽골의 시간과 ‘바람의 색깔’들을 담고 있다.
윤동희 작가는 특유의 풀냄새와 말 젖 냄새의 기억, 드넓은 초원과 수많은 별을 보면서 만끽한 몽골의 자유와 자연을 물 컵 속에 담아 영상설치 형식으로 관객에게 선보인다.
또 각자 다른 곳으로부터 와서 한곳에 있지만 각자가 보는 풍경이 다른 상황을 연출한 영상작업을 상영한다.
이 밖에도 구성원들이 함께 협동하며 결과를 공감하는 과정 퍼포먼스를 개발하는 전저, 유목민의 전통적인 제례의식과 정신을 내면화하고 자신의 신체가 환경에 반응해 하나의 조각품처럼 되도록 개념화하는 바쪼, 전통생활양식이 사라지고 유목민이 도시빈민으로 전락하는 사회현실을 예술작업으로 다루면서 인간의식과 정치를 문제 바이샤 작가 등 6명의 몽골 작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는 3층 1,2전시실에서. 053)661-35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