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찾아온 더위에 밤이 두려운 사람들
빨리 찾아온 더위에 밤이 두려운 사람들
  • 김종렬
  • 승인 2014.05.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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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불면증 환자 증가

환경변화 요인인 경우 1개월 내 호전

객관적 판단 위해 수면다원검사 시행

환자 특성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 우선

의존성 막기 위해 소량 약물치료 원칙
/news/photo/first/201405/img_131369_1.jpg"조용원교수
조용원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수면무호흡증(심한 코골이), 하지불안증후군, 수면주기장애 등의 수면장애를 우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잠 못 이루는 밤’은 왠지 모르게 행복하다. 하지만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밤은 끔찍하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달, 심하면 몇 년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신경안정제나 수면유도제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면증은 겪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괴로운 증상이다.

불면증은 말 그대로 습관적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질환이다. 잠이 들기가 힘들거나 수면 중 자주 깨는 경우, 잠에서 깬 이후에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경우, 밤에 잠을 거의 못 이루는 경우, 아침에 일어나도 피로해서 상쾌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불면증에 해당한다.

최근 이른 무더위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벌써 무더위를 피해 숲을 찾거나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기도 한다.

조용원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클리닉·신경과 교수는 “신체는 매일 낮과 밤의 주기성 변화에 따라 순응하며 규칙적인 패턴을 보인다. 신체의 일주기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햇)빛이다. 온도와 음식도 신체 일주기 변화에 중요하다. 특히 온도는 수면 유도에 매우 중요한데, 잠이 들 때도 체온이 낮아지면서 입면이 된다. 하지만 여름철 열대야가 되면 기온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돼 체온이 떨어지지 않아 잠들기 힘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불면증에는 크게 네 가지 원인이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적 질환이 동반된 경우, 신체장애가 동반된 경우, 스트레스 등 환경 변화 때문인 경우, 정신적·신체적 상태와 무관한 불면증(일차성 불면증) 등이다.

정철호 동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경 변화에 의한 불면증은 대개 1개월 내 호전되므로 임상적 불면증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일차성 불면증은 낮에는 잘 지내다가 수면 시간이 다가올수록 정신 생리학적 각성이 높아지면서 잠들기 어려워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불면증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환자의 주관적인 호소에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가끔 잠을 잘 자고도 잘 못 잤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주관적 호소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면 중 나타나는 여러 가지 신체 신호를 측정하고 잠을 자는 동안 나타나는 수면 장애를 객관적으로 검사하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장애의 감별진단과 그 심한 정도를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며, ‘야간 수면다원검사’와 낮 동안 실시하는 ‘다수면잠복기검사’로 나눌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의 양과 질을 평가하는 것 외에도 수면무호흡(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멈춤) 횟수와 동맥혈 산소포화도의 감소 정도를 확인한다. 아울러 녹화된 영상을 분석해 수면 중 행동장애 여부도 확인한다.

불면증 치료에는 네 가지 원칙이 있다. 먼저 불면증의 원인을 찾아 원인에 따른 치료를 시행한다. 아울러 수면 위생 요법을 통해 건강한 수면 습관으로 교정한다. 다음으로 행동 및 인지요법, 이완요법, 생체 되먹임, 역설적 노력, 수면제한, 자극 조절법 등을 불면증 환자의 특성에 따라 선택해 치료에 이용한다.

비약물적 치료법을 시도한 다음에는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수면제는 약물의 종류에 따라 수면 유도, 수면 유지, 기상 후 각성상태, 내성 및 의존성 기능이 각각 다르므로 환자의 상태에 맞는 수면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제는 수면 전문의와 상담해 복용하는 것이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수면제는 약물 의존성을 막기 위해 가능한 소량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약물을 중단할 때는 약물의 반감기를 고려해 서서히 감량해야 한다. 불면증을 내버려두다 보면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진행해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조용원 교수는 “평소에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수면무호흡증(심한 코골이), 하지불안증후군, 수면주기장애 등의 수면장애를 우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간단한 치료방법으로 불면증 극복되지 않으면 반드시 수면클리닉을 방문해 불면증의 원인을 평가하고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렬기자 daemu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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