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세월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 승인 2014.09.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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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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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창 명예 주필
여민컴 대표
대구신문이 6일 창간 18주년을 맞았다. 창간 18주년을 기념해 숫자 18에 얽힌 얘기로 이번 칼럼을 시작한다. 노래방 등에서 즐겨 자주 부르는 노래를 흔히 ‘18번’이라고 한다. 이젠 널리 알려진 얘기지만 애창곡을 ‘18번’으로 말하는 건 일본의 전통 공연예술 가부키에서 유래한 일본문화의 찌꺼기다. 유네스코의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가부키는 1603년부터 시작돼 400여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많은 일본인의 사랑을 받아온 가부키는 연기자에 대한 인기와 존경이 상상을 초월하며, 가업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가부키 명가 중 이치카와 단주로(市川團十郞)란 사람이 이치카와 가문의 가부키 연극 중 18개의 명작을 선정했다. 이 중 18번째 작품이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고 ‘18번’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애창곡을 뜻하게 됐다.

골프도 18홀로 한 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1858년 영국의 세인트 앤드류스 클럽이 정한 규칙이란다. 골프가 18홀이 된 연유도 흥미롭다. 세인트 앤드류스 클럽은 몇 홀로 경기를 할 것인지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싱겁게 해결됐다. 클럽의 한 원로 회원은 한 홀을 돌 때마다 위스키 한 잔을 마시는데 18홀을 돌면 위스키 한 병이 비워진다며 18홀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특별한 반대가 없어 이후 한 라운드가 18홀로 정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웃자고 한 얘기로 보이고, 골프 한 라운드 18홀 규정은 영국의 ‘로열 윔블던 CC’가 효시라는 게 정설에 가깝다고 한다. 19세기 말의 골프장은 자연 그대로 코스가 만들어졌다. 때문에 골프장마다 적게는 7개 홀에서 많게는 25개 홀까지 자연환경에 따라 홀수가 제각각이었다. 이에 당시 영국 런던에 있는 ‘로열 윔블던CC’가 1865년 개장 당시 7홀이었던 코스를 1870년 전반 10홀과 후반 9홀로 코스를 확장했다. 하지만 골퍼들이 스코어 계산에 불편을 느끼자, 골프장 측은 후반 1홀을 새로 추가해 20홀로 증설하려 했으나 부지가 모자라 전반 1홀을 축소해 18홀로 했다는 것이다.

금도 금값이 치솟으면서 순도 99.99%인 24K대신 18K가 유행이다. 지난 2011년 제작된 대한민국 5대 국새도 금의 함량이 75%인 18K다. 황금빛 광택이 나는 금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귀금속중 하나다. 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화학 반응성이 낮아 공기나 물에 의해 부식되지 않고 원래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수를 완전수, 과잉수, 부족수 세 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피타고라스에 따르면 18은 과잉수다. 18의 약수는 1, 2, 3, 6, 9, 18이다. 이 중 18을 제외한 약수의 합을 구하면 1+2+3+6+9=21로 18보다 크다. 이처럼 자신을 제외한 약수의 합이 원래 수보다 큰 수를 과잉수라 하며, 약수의 합이 원래 수보다 작으면 부족수, 같으면 완전수라고 한다.

수학이라면 머리부터 흔드는 ‘수포자(수학 공부 포기자)’에겐 낯설고 물선 얘기니 생활 얘기로 돌아가자. 대한민국에선 18세가 되면 자동차운전면허를 딸 수 있고 민법상 혼인과 약혼을 할 수 있는 최소 나이이다. 하지만 민법상으로 만 19세에 달하지 아니한 자는 미성년자여서 18세 이상이라 하더라도 혼인 또는 약혼을 할 때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이다. 묘하게도 선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은 18년 장기 집권을 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니 논외로 하고 박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 5개월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세월호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문제로 정기국회는 공전상태다. 급기야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국회가 야당에 발목 잡혀 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할 태세다.

정치권의 ‘네 탓’으로 세월호 침몰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 희생자와 실종자에 대한 보상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미합의를 핑계로 마치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제 책임을 다하지도 사후처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나라에 우리가 세금 내며 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나라 지키라고 보낸 아들딸들을 살뜰히 보살피지도 않았다. 무참한 구타로 숨져도 숨기기에 급급하고 성추행 등으로 자살하거나 ‘왕따’를 이유로 총기를 난사하는 장병까지 나왔으나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로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들도 우리 나이로 18세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의 심정으로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세월호 문제를 여야 정치권에 맡긴 채 더 이상 뒷짐질 게 아니란 얘기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국가의 임무며, 그 총책임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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