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4천340억 유상증자는 주주가치 훼손”
“DGB 4천340억 유상증자는 주주가치 훼손”
  • 강선일
  • 승인 2014.11.1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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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비판 속 주가 13.53% 폭락…소액주주 거센 반발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조정

주요 주주에 공시 전후 통보

공시법 위반 논란도 불거져
속보= 지난 10일 우리아비바생명 인수자금(700억원)과 대구은행(2천억원) 및 DGB캐피탈(1천500억원) 자본납입 등으로 4천340억원 규모의 보통주 3천500만주를 유상증자키로 한 DGB금융그룹이 만만찮은 후폭풍을 맞고 있다.

(본지 12월10일자 11면 참조)

‘주주가치 제고와 그룹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해 결정한 그룹측의 유상증자 취지와 달리 ‘이해하기 힘든’ ‘명분이 약한’ ‘주주가치 훼손이 클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호된 비판속에 11일 DGB금융지주 주가가 폭락장세를 보이며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DGB금융그룹이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일을 전후해 가진 기업설명회(IR) 등에서 “박인규 그룹 회장 등이 직접 삼성생명보험 등 주요 주주들에게 유상증자 사실을 알리고, 승낙을 받았다”는 설이 나돌면서 공시법 위반 여부에 관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DGB금융그룹의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다음날인 11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DGB금융지주의 주가는 시초가가 전날 1만5천150원보다 2천250원 폭락한 1만2천900원의 하한가로 출발해 결국 52주 신저가인 1만3천100원(-13.53%)에 마감됐다.

이날 증시 개장 이전부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유상증자와 관련한 비판적 보고서를 쏟아내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유상호 연구원은 “내년도 대구은행의 8% 자산성장과 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채권의 차감으로 BIS 자본비율이 금융감독원 지도비율 이하로 낮아져 자본금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DGB금융은 설명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의 자본비율을 감안할때 공격적으로 자산성장을 계획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유상증자 결정에 따라 주당순자산가치(BPS)가 기존 2만1천562원에서 1만9천665원으로 8.8%가 희석된다”며 “주주가치가 고려된 유상증자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에 하이투자증권은 유상증자 목적의 불확실성과 주당순자산가치(BPS) 하락 우려를 반영해 DGB금융지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1만9천500원에서 1만7천원으로 내렸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은행 성장 및 수익성에 대한 구상이 비현실적이며 DGB캐피탈의 현재 레버리지비율이 8배 수준으로 2~3년 후를 내다본 증자라는 점에서 시급하다 보기 어렵고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우 인수 자체에 대한 시장 의견이 부정적이란 점에서 증자 명분은 취약하다”고 지적하며, 목표주가 하향 조정 움직임을 밝혔다.

대신증권 및 KDB대우증권 등도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 증가로 올해 추정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5%에서 7.9%로 하락하는 등 주주가치 훼손이 불가피하고, 유상증자 타이밍도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라며 “DGB금융지주의 ROE 하락효과와 BPS 희석효과 등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한단계 낮추고, 목표주가도 20.9% 하향 조정한다”고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각종 인터넷 포털에 도배됐다. 이날 주요 포털 종목게시판에는 “DGB의 이번 유증은 경영진과 직원들이 회사가치 개선 노력 대신 손쉽게 증자로 주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경영실태”라며 “최근 수년간 올린 2∼3천억원 안팎의 순이익은 어디로 갔나”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이와 함께 DGB금융그룹의 대규모 유상증자 내용이 삼성과 외국계펀드 등 주요 주주들에게 공시를 전후해 통보됐다는 공시법 위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날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박인규 회장 등이 삼성과 외국계펀드 등 주요 주주들에 대한 IR에서 유상증자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 등을 감안할 때 DGB금융그룹의 유상증자 내용이 공시 이전에 알려졌다면, 이는 공시법 위반에 해당된다.

DGB금융그룹은 전날 “시중은행계 금융지주사나 지방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수차례 증자를 실시한 반면 DGB금융은 지난 15년간 이익 내부유보와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등 부채성 자본을 통해 자본적정성을 유지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바젤Ⅲ 시행 등 금융환경 급변과 업종간 치열한 경쟁에 따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힌바 있다.

또 이날 “유상증자 발행규모의 20%를 우리사주로 인수하는 등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일은 절대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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