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가 능사?…“보육교사 자격강화 시급”
CCTV가 능사?…“보육교사 자격강화 시급”
  • 정민지
  • 승인 2015.01.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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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 의무설치 넘어 근본적 처방 목소리 높아

“자격 속성취득 개선 등 교사 역량강화 필요”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으로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대책 이상의 근본적 처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이 CCTV가 버젓이 설치된 어린이집에서 발생했고 언어 폭력 등 정서적 학대가 더 많은데도 물리적 환경 개선에만 치중했다는 것.

불안한 마음을 안고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은 CCTV 설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었다.

4살된 딸을 두고 있는 김소미(여·37)씨는 “엄마들 사이에서 CCTV 설치여부를 많이 따지긴 하지만 어린이집에 직접 가지 않는 한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일부 어린이집은 정오부터 오후2시까지 스마트폰으로 CCTV 영상을 볼 수 있게 해주지만 엄마들이 그것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목소리는 안들리니까 ‘믿고 맡기자’고 스스로 위안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신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현황’을 보면 2009년 67건이던 어린이집 아동학대 신고는 2010년 100건, 지난해 232건으로 집계됐다. 4년 만에 4배 늘었다. 아동을 직접적으로 지도·양육하는 이들에 의한 아동학대는 아동의 안전이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중복학대를 분류하지 않으면 정서학대(48.1%)가 신체학대(43.6%)보다 더 많았다. 학대한 사람들은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 49.4%,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및 고립 8.6%, 성격 및 기질문제 8.5% 등의 특성을 보여 어린이집 원장·교사들의 자질과 근무여건 문제가 드러났다.

어린이집 종사자들 역시 인권침해 논란이 있는 CCTV 설치 등 단순 해결책이 아닌 보육교사 자격 기준과 운영 체계 등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 김혜진(여·28)씨는 “어린이집 교사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 엉뚱하게도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로 이어지고 있어 황당하다”며 “교사를 감시하기 위한 목적의 CCTV 설치에 대해 대부분의 교사들이 기분 나빠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구민간어린이집연합회 이태숙 회장은 “CCTV를 설치한다고 해서 폭력을 방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에는 교사의 자질 문제”라고 꼬집었다.

현재 보육 교사는 고등학교 학력만 있으면 사이버대학 등에서 6개월~1년 속성으로 교육 받아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보육교직원 자격증 신청자 중 미교부율이 5%도 안 된다’며 자격증 남발이 지적된 바 있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교사 자질에 대한 고민 없이 일단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하자는 생각으로 보육교사 자격증을 따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런 사람들에게 아동인권 교육이 더 필요한데 빠져있다. 이제부터라도 재교육과 자격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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