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힘들어”…자살 잇따라
“살기 힘들어”…자살 잇따라
  • 김정석
  • 승인 2015.03.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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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9일 하루 4건

신변 비관 극단적 선택
대구경북지역에서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랐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와 사회적 양극화가 개개인의 삶까지 파고들며 그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 오후 1시 46분께 북구 태전동 한 주택에서 A(38)씨가 자신의 집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은 A씨의 누나가 A씨의 집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날 오후 7시께에는 북구 국우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B(34)씨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에 사는 B씨는 이날 북구 관음동 한 모텔에 들어가 수면유도제를 먹고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국우동 한 아파트 19층에 올라가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B씨가 자살을 시도했던 관음동 모텔에서 B씨가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욕실에서 C(31)씨가 샤워기에 목을 매 쓰러져 있는 것을 여자친구가 발견했다. C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C씨가 온라인 스포츠 도박으로 1억원가량의 빚을 진 점으로 미뤄 C씨가 고민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4시께 경북 영주시 안정면 한 공터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D(4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D씨는 지난 6일 차량을 렌트한 뒤 반환하지 않았으며 차량 위치를 추적한 렌트카 업체 직원이 숨진 D씨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차량 안에는 타다 남은 착화탄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한편, 경제난이나 각종 질병, 인간관계에 따른 문제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비단 현대 사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 사회의 자살률은 해를 더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자살률은 2000년대 들어 급증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자살사망률)는 2011년 30명을 넘어섰고 2013년에는 28.5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1999년(15명)에 비하면 10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9일 하루 동안에만 경찰 발표와 언론 기사 등에 소개된 자살 사례가 4건에 달하지만, 사정상 알려지지 않은 자살 사건이나 자살 시도까지 합한다면 자살을 기도하는 이들의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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