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후원금 내역은 묻지마?
대구은행, 후원금 내역은 묻지마?
  • 강선일
  • 승인 2015.09.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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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영업점 출점 대가로 10개 대학에 390억원 후원

협약서·사용내역 등 ‘비공개’…당국 관리·감독 요구돼
대구은행이 영업점 출점을 대가로 10개 대학에 지급한 직·간접적 후원금 및 현물이 39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은행을 포함한 국내 13개 은행들이 전국 129개 대학에 후원한 금액은 5천억원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후원내역은 대부분이 비공개이고, 사용내역도 확인된 적이 없는 ‘묻지마’ 후원인 것으로 나타나 투명성 확보를 위한 관계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내 대학교 출점 및 후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국내 13개 은행들(시중 5개, 지방 4개, 특수 2개)이 129개 대학내 출점과 관련해 지원한 후원금은 확인 가능한 것만 5천36억3천125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출점 관련 협약서는 대부분이 비공개며, 지원한 후원금에 대해 확인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점 등으로 인해 은행의 재정건전성과 후원금에 대한 투명성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13개 은행별 대학 출점 현황을 보면 우리은행이 27개 대학으로 가장 많고, 이어 △신한은행 22개 △농협 19개 △하나은행 13개 △국민은행 11개 △대구은행 10개 △기업은행 9개 △광주은행 7개 △경남·부산은행 6개 △전북은행 5개 △SC은행 2개 △수협은행 1개 순이었다. 이 중 은행 출점과 관련해 대다수인 128개 대학이 직·간접적 후원금을 받았다.

은행별 후원 내역을 보면 우리은행이 1천175억9천350만원으로 가장 많고, 계속해서 △농협 996억2천만원 △신한은행 949억4천400만원 △하나은행 858억7천985만원 △대구은행 390억500만원 △전북은행 138억4천600만원 △기업은행 120억8천200만원 △광주은행 116억5천590만원 △국민은행 110억2천900만원 △경남은행 81억7천만원 △SC은행 59억5천600만원 △수협은행 34억원 △부산은행 4억5천만원 순이다.

지역 은행인 대구은행의 경우 시중은행인 기업·국민·SC은행의 후원금은 물론 다른 지방은행을 크게 웃도는 후원금을 지급하며, 10개 대학내 출점을 위해 평균 39억원의 비용을 치른 셈이다.

하지만 농협을 제외한 12개 은행은 최초 출점 이후 현재까지 후원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확인된 후원금은 ‘빙산의 일각’이란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이들 은행은 △관련 내규상 서류 보존기한이 5년 또는 10년이라서 △은행 통합이전 자료파악이 곤란해서 등의 사유로 대학에 기부한 내역을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또 은행 입점 대학 10개 중 6개(61.6%)는 수의계약 체결로 입점이 이뤄져 투명성 확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김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현재 국내 은행이 대학과 금융전속 거래, 즉 출점 관련 약정을 체결할 시 작성되는 합의서는 비공개가 대부분이란 것”이라며 “은행이 대학에 후원하는 발전기금 등의 재원은 국민과 기업의 금융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임에도 불구 출점 관련 계약서는 비공개며, 더욱이 후원금의 경우 지원한 은행에서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규정도 없고, 현재까지 확인한 적도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는 금감원을 통해 국내 은행들이 대학 출점시 지원하는 후원금이 학생들을 위해 제대로 사용됐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토록 지도·감독해야 하고, 또한 은행의 대학 출점 후원금 등에 대한 투명성 확보 방안과 관리감독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 등 관련부처에 공동 테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선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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