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새 ‘찰칵’… 현금지급기 천장형 CCTV에 민원 속출
모르는 새 ‘찰칵’… 현금지급기 천장형 CCTV에 민원 속출
  • 강선일
  • 승인 2015.09.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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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령·분실사고 예방 취지

銀 “관행일 뿐”… 홍보 전무

ATM 노린 금융사기 늘어

개인정보·사생활 노출 우려

대구은행, 고객 불안에 뒷짐만
/news/photo/first/201509/img_175018_1.jpg"대구은행자동화기기222/news/photo/first/201509/img_175018_1.jpg"
대구은행 자동화기기 창구내 안내표지판에 설치된 초소형 CCTV가 /news/photo/first/201509/img_175018_1.jpg'몰카/news/photo/first/201509/img_175018_1.jpg'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있다. 사진내 까만 점으로 보이는 부분이 초소형 CCTV다.

#. 대구은행 고객인 A씨(35)는 지난 8일 늦은 오후 영업점 자동화기기(ATM·CD) 창구에서 현금을 인출하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천정쪽에 있는 자동화기기 안내표지판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A씨는 혹여나 싶어 다음날 은행측에 문의했더니 “고객이 자동화기기 위에다 물건을 두고 가거나, 인출한 돈을 찾아가지 않는 등의 상황에 대비해 설치한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A씨는 “자동화기기 전면부와 창구내에도 수개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도 천정쪽 자동화기기 안내표지판에 ‘나사 구멍’만한 크기의 초소형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알리는 안내문구도 표기하지 않는 것은 (자동회기기 사용시)비밀번호 등 개인정보 유출과 함께 고객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금융민원발생 평가 9년 연속 1등급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최우수 금융사를 자랑하는 DGB대구은행이 자동화기기 안내표지판에 설치한 ‘나사 구멍’ 크기의 감시카메라(이하 CCTV)가 ‘몰카’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고객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 놀이시설과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등에서의 무차별적 몰카 적발이 사회 전반에 걸쳐 물의를 일으키는 가운데 고객정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기관에서조차 안이한 업무행태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9일 대구은행 및 A씨에 따르면 대구은행을 비롯 상당수 시중은행들이 영업점내 또는 외부에 설치한 자동화기기 부스 상단 안내표지판에 고객편의를 이유로 초소형 CCTV를 대거 설치하고 있다. 이 CCTV는 자동화기기 위에다 지갑이나 가방 등을 얹어두고 현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이를 두고 그냥 가버리거나, 인출한 현금을 찾아가지 않는 등으로 인해 종종 발생하는 민원해결을 위해 수년간 보편적으로 설치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상당수 은행들이 수년전부터 자동화기기를 사용하는 일부고객들이 출금액 미수령이나 물건을 두고가는 등의 분실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천정부에 있는 안내판에 CCTV를 설치해 왔다”면서 “자동화기기 전면부에 설치된 CCTV와 달리 천정부에 설치된 CCTV는 ‘마스킹’ 등의 특수처리로 고객의 자동화기기 버튼 작동 등이 안보이게 처리되기 때문에 비밀번호 등의 개인정보 유출은 원천차단 되고, 녹화된 영상도 자동화기기 관리업체가 아닌 (대구)은행 안전관리실에서 별도 관리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우려하는 일은 절대 발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와 같은 일부고객들은 자동화기기 전면부와 창구 천정에 설치된 CCTV 외에 몰카에 비유되는 또 다른 초소형 CCTV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여성의 신체사진을 중심으로 사회 곳곳에서 유출되고 있는 몰카에 대한 불안은 물론 기존 보이스피싱에서 진화해 은행 자동화기기에서도 고객정보를 빼가는 금융사기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은행의 경우처럼 오랜 관행을 이유로 자동화기기 창구내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 초소형 CCTV가 설치돼 있고, 이런 사실도 고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은행권의 부적절한 영업행태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자동화기기를 새로 설치하거나, 자동화기기 창구를 리모델링하는 경우 이같은 초소형 CCTV를 기기 부스별로 설치하고 있지만, 이를 고객에게 알리는 문구는 창구 입구에 부착한 ‘24시간 CCTV 감시·녹화’가 고작이다.

실제 대구은행 영업점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일부고객들이 천정 부근 자동화기기 안내표지판에 초소형 CCTV가 설치된 것을 발견하고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에 고객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 등의 항의와 불만사항이 적잖게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귀뜀했다.

A씨는 “은행에선 고객편의를 위한 배려라고 하지만 최근 몰카 문제가 사회전반에 걸쳐 상당한 충격을 주는 상황에서 (은행측에서)안내문구조차 없이, 그것도 몰카에 비교될 정도로 ‘나사 구멍’보다 작은 초소형 CCTV를 고객들 모르게 설치한 것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것은 물론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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