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없는 소극 행보
‘신공항 백지화 일조’ 지적
국토교통부가 21일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내린 것과 관련, 부산을 제외한 4개 시·도의 미온적 태도와 노력 및 협조 미흡 등으로 신공항이 또다시 무산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두 후보지를 놓고 영남권 4개 시·도 지사와 부산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4개 시·도 지사 대 서병수 부산시장 간 어법 및 행보는 큰 대조를 보였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그동안 신공항 유치와 관련해 “가덕도 유치 실패 시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치는 등 시종 강경 일변도의 모습을 보였다.
반면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해 김관용 경북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등은 부산시장처럼 시장 및 도지사직을 거는 등의 승부수를 던지지 않았다.
영남권 4개 시·도 지사는 몇 차례의 긴급 회동을 통해 영남권 신공항의 차질 없는 추진과 부산시의 유치활동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정도의 소극적 행보만을 펼쳤다.
권영진 시장과 김관용 도지사는 지난해 1월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 합의에 따라 정부의 용역 평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신공항과 관련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김기현 울산시장도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을 관할하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몇차례 강성 발언을 하기는 했으나 “나는 경남도지사지만 밀양이 꼭 돼야 한다고 단 한번도 주장한 적이 없고 선거공약도 한 일이 없다”고 말하는 등 초강경 모드는 아니었다. 특히 홍 도지사는 신공항 입지 선정이 발표된 21일에도 백지화와 관련해 아무 언급없이 무반응 자세를 취했다.
이와 관련, 지역 한 정치권 관계자는 “부산시장은 21일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사실상 부산의 승리 결과 발표에도 용역 결과에 불복, 민자 유치 등을 통한 독자적 신공항 건설 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반면 나머지 영남권 4개 시·도 지사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며 “4개 시·도는 서둘러 신공항 무산에 대한 독자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지역민들의 간절한 열망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