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호·종간호 등 총 12권
문인 20명 작품·기사 소개
이상화시비 건립과정 담아
대구를 중심으로 문학 부흥을 일으켰던 ‘죽순’은 전국 각지에서 쟁쟁한 문인들이 참여했다. 박목월의 추천으로 청록파의 박두진, 조지훈도 작품을 냈고, 김춘수, 신동집, 이응창, 이효상 등 당시 이름난 문인들의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죽순’을 통해 추천되거나 등단하는 시인도 있었으며, 일반·학생시단을 통해 입문하는 시인이 있는 등 당시 ‘죽순’의 위상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죽순’ 12권에 등장하는 주요 문인 20여명의 작품 및 단행본을 소개한다. 편집후기, 출판기념회, 신문기사, 광고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문장’에 발표됐던 이호우의 첫 작품인 ‘달밤’ 육필시와 ‘죽순’복간호에 실린 박목월의 ‘저음(底吟)’육필시도 함께 전시된다.
1948년 발행된 제8집에는 달성공원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시비 ‘상화시비’가 건립되는 과정과 사진자료가 실려 있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는 죽순 동인들의 열정으로 건립된 이상화 시비의 제막 현장과 참여한 문인들이 함께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 시비에 새겨진 ‘나의 침실로’도 함께 전시되어 민족시인 이상화를 되새기는 시간도 가져본다.
‘죽순시인구락부’는 1946년 5월 ‘죽순’창간호를 시작으로 1949년 제11집 종간호까지 총 12권의 ‘죽순’(임시증간호 포함)을 발행했다. 이 후 ‘죽순시인구락부’는 해체됐지만 30년이 지난 1979년 ‘죽순문학회’라는 이름으로 복간호를 발행하며 현재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죽순’창간호부터 제10집까지를 엮은 영인본을 비롯해 ‘죽순문학회’에서 발행한 ‘죽순’ 복간호와 그 이후의 발행본도 함께 전시되어 ‘죽순’ 70년 역사를 한 자리에서 조망한다.
(재)대구문화재단 심재찬 대표는 “언어는 우리 삶의 뿌리이자 정신이다. 해방 이후, ‘죽순’과 ‘죽순시인구락부’의 활동을 통해 우리말과 우리글을 사용한 표현의 자유와 그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당시 근·현대문학의 중심에 있던 대구의 위상과 대구문인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053-430-1231~4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