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車와 뒤섞여 걸어야
중구 ‘근대路의 밤’ 행사 대비
차량 부분통제·교통 지도
근본적 대책 마련 목소리 높아
최근 종로~약령시 구간에는 교통 혼잡을 야기하는 백화점, 최근 주점, 음식점 등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야간, 특히 주말에는 유동인구와 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는 도로 환경인 탓에 보행자가 지나다녀야 할 곳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버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 21일 오후 7시 40분께 대구 중구 이상화 고택에서 약령시로 나오는 일방통행 도로, 달리는 차량 옆을 보행자가 아슬아슬 피해갔다.
길 가운데 차량이 다니는 길은 밝은 색 바닥돌이, 양 옆 보행자 길은 어두운 색 바닥 돌이 깔려 있지만 이곳은 주차 차량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이 도로에서 옛 대구제일교회, 약령시한의약박물관 등으로 가는 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불 꺼진 한약재 상점 앞과 박물관 골목 안쪽 주차된 차량을 피해 보행자들은 달리는 차들과 뒤섞여 걸어야 했다.
낮 시간에는 불법 주정차가 적지만 금·토 주말은 백화점을 오가는 차량들이 늘어나면서 종로, 약령시 일대에 극심한 정체와 함께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는 26~27일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종로~약령시~청라언덕으로 이어지는 근대골목 투어 구간에서 ‘2016 대구야행, 근대로의 밤’ 행사가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 최초로 내부를 공개하는 옛 제일교회 역사관과 오후 10시까지 야간 개방하는 근대 문화재들을 보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22일 중구청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야간 골목투어 코스(경상감영공원→대구근대역사관→대구화교협회→진골목→구 대구제일교회→구교남YMCA회관→계산예가→계산성당→청라언덕)를 중부경찰서와 함께 부분통제할 예정이다. 체험부스 등이 마련될 약령시 일부 구간은 전면 통제하는 한편, 달구벌대로와 국채보상로를 잇는 진출입로는 교통 지도 및 불법주정차 집중 단속을 벌여 관람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한다는 것.
관광개발과 관계자는 “야간에 진행되는 행사 특성 상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관람객들이 즐기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번 행사 때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이 일대 얌체 주차와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근본 방안이 마련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구청에서도 평일 단속 뿐 아니라 주말 2명의 인력을 배치, 상시 근무하며 신고를 받으면 단속을 나가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주민 이모씨는 “중구청에서 단속이 불가능하다면 불법주차가 불가능하게 주차봉이나 화분을 설치하면 좋겠다”며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