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전까지 경쟁 유도
1.5군·2군 정해진 선수 없어
김헌곤·문선엽 등 타격 기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새 사령탑 김한수(45) 감독이 첫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돌아왔다.
김 감독은 28일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마감하고 오후 7시 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코치가 아니라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선수들을 지켜봤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보게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아쉬운 점이 없다.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잘 따라와 줬다. 눈빛들이 좋았다. 독기를 보여줬다. 뭔가 칼을 가는, 그런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는 선수들에겐 분명히 내년 시즌에 그 칼로 나무든, 땅이든, 뭐든 벨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12월과 1월의 비활동 기간에도 개인훈련을 통해 열심히 칼을 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 취임 일성은 ‘새로운 경쟁’이었다.
그는 “정규시즌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경쟁을 유도할 것이다. 살아남는 선수에 기회가 돌아가는 구도를 만들겠다”고 선수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2월 1일까지 전력 구상에 들어간다. 스프링캠프부터 본격적으로 ‘김한수표 야구’를 완성할 계획이다.
다음은 김한수 감독과의 일문일답.
-사령탑에 오른 뒤 첫 마무리훈련을 치렀는데 소감은.
△선수들이 경쟁이란 화두를 스스로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뜨거운 열정이 보였다. 야수, 투수 파트 모두 1군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코치 때와 달리 감독 입장에서 캠프를 경험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타격코치 시절에는 아무래도 타자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에만 매달려 있었는데, 감독이 되고 보니 선수들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보게 됐다. 특히 투수 파트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눈여겨 보려 노력했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에게 강조한 점이 있다면.
△캠프를 시작할 때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여기 있는 선수들 가운데 처음부터 1.5군 혹은 2군으로 정해진 선수는 한 명도 없다고. 모두가 1군 경쟁자니까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코칭스태프 개편은 완료됐나.
△12월 초에 최종 확정해서 발표하게 될 것 같다.
-박진만, 정현욱, 강봉규 등 선수 시절 함께 뛰었던 후배 코치들을 대거 영입했는데.
△같이 생활도 해봤고, 인성이나 실력에서 모두 잘 할 수 있는 코치들이다. 선수와의 소통이 잘 될 것 같아 영입했다.
-코치들에게 훈련 메뉴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는데.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과거에는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을 하루 스케줄의 말미에 했다. 그런데 요즘은 힘이 있을 때 웨이트트레이닝을 먼저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식으로 훈련 스케줄의 순서를 바꿔보며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다. 또한 투수 수비가 약한 선수가 의외로 있어서 그 부분을 보완하는 맨투맨 훈련 프로그램도 시도했다.
-김상수 등 타자들을 감독이 직접 가르치는 모습도 있었는데.
△아직 타격 코치가 확정이 안 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또 아무래도 내 전문 분야니까 눈에 보이는 부분이 있으면 직접 뛰어들어 조언을 하게 되더라. 아직까지는 직접 가르치는 게 어색하지 않다.
-투수 파트에서 눈에 띄는 신예가 있었는가.
△김승현, 최충연 등 투수들이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를 보여줬다.
-타격 파트에서도 선수를 꼽아본다면.
△김헌곤, 문선엽 등이 기대된다. 파워가 있고 성실성도 갖췄다.
-훈련 태도, 성과 등을 종합해 마무리캠프 MVP를 뽑는다면 누구인가.
△김승현, 김헌곤, 문선엽 등이다. 특히 올해 상무에서 남부리그 타격왕에 오른 김헌곤이 마무리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헌곤이가 구자욱과 같은 케이스가 됐으면 좋겠다.
-FA 이원석 영입으로 내야 경쟁 체제를 구축했는데.
△원석이는 3루가 주 포지션이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이원석, 조동찬, 김상수, 백상원 등 4명이 내야 3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유격수 김상수도 예외 없이 경쟁해야 한다.
-FA 최형우의 이적으로 4번 타자를 잃었는데, 내년 구상은.
△현재로선 외국인타자를 생각하고 있는데, 누구든 잘 치는 선수를 4번으로 기용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마무리캠프를 통해 내년 스프링캠프의 당면과제를 예상해본다면.
△정규시즌 들어가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경쟁이 화두다. 살아남는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구도를 만들겠다.
이상환기자 lee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