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의 ‘푸른빛 패러독스’ 글로벌 기업 홀리다
젊은 작가의 ‘푸른빛 패러독스’ 글로벌 기업 홀리다
  • 황인옥
  • 승인 2017.07.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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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윤 ‘푸르름의 단면’展
삼성전자 TV와 작품 ‘콜라보’
현대자동차·獨 기업서도 사용
“우주는 ‘역설’로 가득차 있어
색으로 표현하면 ‘블루’ 제격”
붓 대신 끌로 작품 세계 표현
갤러리 사계서 28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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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윤 초대전이 갤러리 사계에서 28일까지 열린다.

33세의 젊은 작가 최승윤의 작품 이미지가 국내외 굴지 기업의 제품 홍보 및 기업 이미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 및 화학회사인 350년 역사의 독일 마크(Merk)사의 2017년 달력과 현대자동차의 2017년 연하장에 작품 이미지가 사용되고, 삼성전자 신제품 TV ‘더 프레임(THE FRAME)’ 제품에 작품 이미지가 콜라보로 참여한다.

세계적인 작가의 명성과 기업 이미지를 동일시하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던 기존의 광고패턴과 달리 무명에 가까운 젊은 작가의 작품이 정점의 기술력과 상업성으로 무장한 기업을 대변하는 이미지로 채택되려면 세련미와 절제미 그리고 시선을 잡아끄는 강렬한 에너지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한다.

최승윤의 작품에도 이 공식이 성립될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젊은이 특유의 감각적인 이야기를 기대하고 질문을 던졌더니, 의외로 ‘우주’와 ‘역설’ 등의 본질적인 철학 이야기가 되돌아왔다.

“숨도 들숨과 날숨이 동시에 존재하고, 우주의 시공간을 좌우하는 ‘중력’도 N극과 S극이 한 몸에 붙어있다. 우주도 무(無)에서 탄생했지만 유(有)가 없으면 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기본법칙이 ‘역설’로 압축된다는 말이다. 내 작품에 이 ‘역설’이 깔려있다.”

개념으로서의‘역설’을 시각화하는 중심 색은 블루(blue)다. 그에 의하면 블루는 가장 차가운 색이면서 동시에 가장 뜨거운 색이다. 가장 차가운 곳에 파랑이 존재하고, 타오르는 불꽃의 가장 뜨거운 부분에 파란색이 있다. 역설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인 색이라는 말이다.

우주의 법칙에 대한 탐구가 주제여서일까? 작품 속 중심 형상도 물질을 이루는 기본입자인 원자와 흡사하다. 원자같은 형상을 집적하기도 하고, 독립시키기도 하면서 개념으로서의 ‘역설’을 시각적으로 변주한다. 어떤 때는 정적인 침묵, 어떤 때는 강렬한 운동성 등을 통해 에너지 차원의 변주도 시도한다. 최근 시작한 갤러리 사계에 걸린 작품 중에는 보다 단출하면서도 더 담대한 운동성,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여백이 혼재한다.

“면적으로 구현될 때는 정(靜)적인 요소가 강하고, 선의 운동성이 강조될 때는 동(動)적으로 흐른다. 개념으로서의 역설이 시각으로서의 역설로도 드러나는 것이다.”

작업초기부터 물질로 대변되는 현실보다 근원적인 질문에 골몰하며 작품 속 에너지원으로 삼아왔다. 지난해 갤러리 사계(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초대전에서 완판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고 올해 국내외 굴지의 기업과 콜라보를 시도하며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그의 패러독스에 세상이 반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유화물감에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특유의 색을 만들고, 붓 대신 2m가 넘는 대형 끌 등의 직접 만든 도구로 확보한 창발성과 독보성에 흥미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갤러리 사계 초대전의 제목은 ‘푸르름의 단면’. ‘역설’을 쪼개어 단면을 찬찬히 들여다보자는 의미가 담겼다.

개념으로서의 ‘역설’ 이야기에 집중했던 그가 ‘즉발성’으로 주제를 옮겼다. 그 속내에는 개념과 실재의 융합이 있다. “‘역설’이 작품의 바탕이다. 하지만 막상 작업이 시작되면 개념은 사라지고 현실의 감정이 개입된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 미래의 나에 대해서 생각한다. 순간순간 그런 것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그 감정의 편린들이 화폭에서 오고간다.” 전시는 28일까지. 053-425-67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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