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구치맥페스티벌 100년을 위해
<기자수첩>대구치맥페스티벌 100년을 위해
  • 승인 2017.07.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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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김종현
치맥축제에 누가 같이 가자고 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이 폭염에 꼭 가야하나”이다. 초대를 받았지만 계속 갈까 말까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대구의 살인더위이다. 그럼에도 대구시의 주장대로 100만명이 몰렸다면 뭔가가 있을 것이다.

우선 대구 치맥축제에서는 치맥과 함께 이름있는 가수들의 공연을 즐기는 기쁨을 줬다. 하지만 치맥축제가 연예인의 공연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치킨과 맥주가 우선이 아닐까. 그런데 치킨 맛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음식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닭고기가 맛이 없다는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필자도 주변에서 요즘 닭고기 맛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한국은 한달 전후에 큰 병아리나 마찬가지인 치킨용 닭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한 마리(1.5kg)를 통째로 먹는 식습관 때문에 일본·미국 등 큰 닭(2.5kg)을 부위별로 소비하는 국가들에 비해 닭을 열흘 가량 덜 키우고 있다. 또 기업의 이윤논리에 따라 좁은 공간에서 많은 닭을 키우다 보니 서로의 깃털을 쪼는 이상행동에 화상과 피부염증을 겪는다.

이러한 밀집사육환경은 사육장 내 고병원성 바이러스 생산을 촉진해 매년 조류독감(AI)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닭이 빨리 크고 살찌는 대신, 골밀도가 높지 않아 쉽게 다리가 부러지고 간에 지방이 과잉 축적됨으로써 지방간출혈증후군에 걸리기도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어디를 가나 소스와 튀김맛으로 닭고기를 먹어야하는 환경이 됐다.

하지만 대구는 치맥의 도시 아닌가. 대구·경북은 우리나라의 치킨산업을 선도한 치킨브랜드들의 태생지라 할 만큼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많이 출시된 지역이다.

한국치맥산업협회는 축제를 통해 지역의 치킨산업을 관광 상품화하고 세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치맥산업협회와 대구시의 노력으로 대구치맥 축제에서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있는 닭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치맥산업협회 관계자도 맛있는 닭고기 공급 방안을 한번 생각해보겠다니 기대해본다.

올해 축제에 수제 맥주 업체 7곳이 참여했다. 평소 마시던 맥주 말고 외국의 수제맥주나 타지방의 유명한 수제맥주 브랜드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축제의 의식들은 보통 먹고 마시고 춤추고 제문을 읊조리는 것으로 상징된다. 춤추고 노는 것은 치맥축제에 충분해 보인다. 잘 먹고 잘 마실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축제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8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축제에 시민공연팀에게 출연료 2만원이 전부이고 악기 설치마저 예술가 본인에게 맡겨 폭염의 날씨 속에서 시달리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열정페이라며 대구의 문화인식을 너무 낮다며 전국적인 비난을 들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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