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끝나니 온 동네가 ‘쓰레기장’
추석 연휴 끝나니 온 동네가 ‘쓰레기장’
  • 남승렬
  • 승인 2017.10.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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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달서구 등 곳곳 민원 빗발
지자체 특별 관리대책 역부족
경고 현수막, 쓰레기에 뒤덮여
연휴 중 수거작업에도 감당 불가
신축 원룸 탓 무단 투기 증가세
비산동쓰레기
추석 연휴가 끝난 10일 서구 비산4동 주택가에 연휴 기간 동안 불법 투기된 쓰레기더미가 방치돼 있다. 임송미 수습기자

“동네가 쓰레기장이 된 것 같아요. 종량제봉투에 넣지도 않은 쓰레기들이 연휴 기간 동안 제 때 처리되지 않아 냄새가 너무 심합니다. 낮에는 한여름 만큼이나 더운데 악취 탓에 창문도 못 열겠어요.”

열흘이라는 사상 최장의 추석연휴가 끝난 10일 대구 일부 지역이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각 지자체들이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했지만 이날 오전 서구·달서구·북구 일대 주택가 곳곳은 미처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들이 눈에 띄어 오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각 지자체들은 명절 연휴 쓰레기 대란에 대비, ‘추석 연휴 쓰레기 관리대책’ 등을 통해 거리 정화 활동에 힘을 쏟았지만 무분별하게 버리진 쓰레기를 처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역 곳곳에 쓰레기가 쏟아지자 관련 민원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1시께 찾은 서구 비산4동 주택가에서는 연휴 동안 배출된 후 수거되지 못해 방치된 쓰레기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주민 박길자(여·80)씨는 “골목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쓰레기 상습투기 장소에는 경고문이 붙어 있지만, 사람들이 경고문이 안 보일 정도로 쓰레기를 내다버렸다”고 토로했다.

비산동은 평소에도 불법투기 쓰레기가 많은 지역으로, 상습 불법투기가 이뤄지는 곳에는 경고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경고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추석 선물 포장에 사용된 스티로폼, 종이봉투뿐 아니라 음식물, 술병 등 각종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서구지역에서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14년간 해온 서성근(54)씨는 열흘간 이어진 연휴 중 추석 당일인 4일과 5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 동안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위해 근무를 했다. 그는 “연휴 막바지였던 지난 7일 토요일에는 오전 2시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 16시간 동안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했다”며 “입술이 다 터지도록 일했지만 배출되는 쓰레기가 워낙 많아 다 수거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달서구 월성동과 본동, 감삼동 일대의 사정도 비슷했다.

월성동 LH 월성주공3단지와 대건고 인근 주택가, 본동 곳곳은 버려진 쓰레기 악취와 인도에 떨어진 은행열매 특유의 냄새가 뒤엉키면서 시민들의 코를 막게 했다.

감삼동 일대의 경우, 종량제봉투가 아닌 일반 비닐봉지에 넣어서 버린 쓰레기부터 고장 난 청소기, 밥상 등 종류도 다양했다. 이곳 주민들은 쓰레기 투기가 근절되기는커녕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신축 원룸 등이 늘고 주민도 늘어나면서 거리에 버려지는 쓰레기 양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주민 이명희(여·57)씨는 “올해 초 원룸들이 새로 들어선 뒤로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을 안 본 날이 없을 정도로 거리가 더러워졌다. 안 그래도 심한데 연휴가 지나고 나니 거리가 더 더러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인근도 일회용 커피잔, 컵라면 용기, 페트병 등 생활쓰레기가 전봇대와 거리 곳곳에 아무렇게나 방치돼 악취가 발생,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쓰레기 관련 민원도 평소보다 많았다. 달서구에 따르면 생활쓰레기 관련 민원은 일일 평균 20여건이 접수된다. 하지만 연휴가 끝난 10일의 경우 4배에 육박하는 70~80건이 접수됐다. 달서구청 청소과 생활쓰레기 민원처리 담당자는 “추석 연휴 동안 처리되지 못한 생활쓰레기 탓에 민원 접수가 평소보다 폭주한 것 같다”며 “연휴 동안 배출된 쓰레기 처리는 이번 주가 지나야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임송미·정은빈·장성환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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