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란 마시는 사람이 자제력을 잃지 않고 즐길 줄 안다면 `생명의 물’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곧 `악마의 선물’인 것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술 소비량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19세 이상 인구의 1인당 주류 판매량이 88.2ℓ로 전년보다 2.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술 소비량이 증가한 이유는 고물가, 고환율, 주가폭락 등 경제적인 이유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음주 문화의 선진화를 위해서 우리 사회가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일 때가 된 것 같다.
우리 전통 술 문화를 들여다보면 술을 마실 때 가장 강조했던 덕목이 바로 `절제’이다. 남에게 술을 강권하지 말며 어른이 굳이 권할 때는 사양해도 안 되며 입술만 적시는 것이 좋다고 가르쳤다. 우리 선조들의 바른 음주문화 전통을 이어 나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음주로 야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음주 운전이라 할 수 있다.처음에는 간단히 반주로 시작한 한잔이 두잔, 세잔 늘어가면서 어느새 판단력이 흐려질 만큼 거나하게 취하게 되고, 시간이 흘러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면 직접 운전을 해서 충분히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강한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강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 운전대를 잡고 마는 운전자들에 의해 끔찍한 사고가 일어난다. 물건을 훔치고 사람을 해치는 것만 범죄가 아니다. 음주운전 이야말로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작위 테러이며 중범죄인 것이다.
음주운전의 유일한 근본적 해결책은 운전자 본인의 강한 의지와 노력뿐이다. 나 자신의 편의보다 내 가정의 행복과 다른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이타적인 마음가짐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연말이 가까워오고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면서 퇴근 후 갖는 술자리 횟수가 점점 늘어가는 시기이다. 올바른 음주 문화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 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도록 하자.
안정연 <대구 황금지구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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