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 위협할 정도로 늘어나는 가계빚
금융안정 위협할 정도로 늘어나는 가계빚
  • 승인 2009.12.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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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구당 이자 지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내년 상반기 가계부문의 은행대출이자부담이 12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엥겔계수가 8년 만에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가계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날 경우 가계대출이 부실로 이어져 금융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 빚이 걱정이다. 늘어나는 가계 빚이 금융위기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가계 부담이 커질 경우 소비여력이 떨어지는 등으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다르면 내년 상반기 가계가 부담해야 할 예금은행 은행이자가 12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올 상반기(10조1000억 원)보다 2조2000억 원이 늘어난 규모다. 연구소는 올해 은행권의 평균 대출 금리와 분기별 대출증가율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 이 정도이고 금리가 비싼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까지 포함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되고 그에 따라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경우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돼 가계의 이자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사정이 이런데도 저금리 기조에 편승해 가계대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말 가계부채 잔액은 71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1~9월 가구당 이자지출액은 59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증가해 2003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임금 상승폭이 줄고 일자리창출이 되지 않는 바람에 소득이 뒷걸음질 쳐 3ㆍ4분기 전국 가구의 명목 근로소득은 평균 227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최근 우리경제는 `고용 없는 성장’이 굳어지면서 소득은 늘지 않고 빚과 이자만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금융회사들이 안고 있는 기업부실을 털어내는 작업이 어려운 상황에 가계대출마저 부실화되면 큰일이다. 늘어나는 가계대출과 이자부담이 경제 불안을 부채질하지 않도록 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 가계소득과 지불능력을 감안해 부채를 조정토록 해야 하고 대출만 늘리려는 은행들에 제재를 가하는 등 가계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물론 경기회복을 위해선 국내소비수요를 진작시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지나친 대출규제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계부실 위험이 커지지 않도록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내년 중 출구전략 과정에서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이것이 가계 불안의 뇌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서의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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