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생명과학과 이영숙(사진)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식물이 열악한 환경에 잘 견디게 해주는 호르몬인 아브시스산을 운반하는 수송체를 발견했다. 가뭄이나 사막의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식물 재배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영숙 교수, 황재웅 연구교수, 강주현 박사과정생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이 추진하는 ‘글로벌연구실사업’과 ‘21세기 프론티어 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18일자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이 연구팀은 수분 부족, 고염도, 추위, 더위 등으로 식물이 스트레스 받을 때 생산되는 호르몬인 아브시스산의 흡수를 조절하는 수송체‘ABCG40’의 존재를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아브시스산이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잎의 식물세포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이를 운반하는 수송체는 지금까지 규명된 바 없었다.

이번 연구는 글로벌 연구 사업에 참여하는 식물 수송체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스위스 취리히대 엔리코 마티노이아 교수가 참여했다.

이영숙 교수 연구팀은 ABCG40 유전자를 발현하는 식물은 가뭄에 잘 견디면서 성장하는 반면에, ABCG40 유전자를 발현하지 않는 돌연변이체 식물은 가뭄에 기공을 빨리 닫지 못해 계속 수분을 잃어 시들고 노랗게 마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ABCG40 유전자가 만드는 ABCG40 단백질이 아브시스산을 세포 안으로 빨리 흡수해, 세포 안의 다른 스트레스 내성 유전자들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브시스산 수송체를 조절하면 가뭄이나 스트레스에 강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