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 오는 계절
저편 가파른
구름을 넘어
바람이 분다
잔잔한 바람 따라
풀잎 소리
나무 소리
파도 소리
텅 빈 만큼
불어오는 바람 소리
형체도 소리도 없는
바람은
부딪혀 만난 것의
소리만 남기고 간다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 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어느 날 시인이 바람 부는 날 마주한다. 바람은 고요에서 잠깨어 일어선다. 바람은 침묵에서 시작한다. 세상의 무관심에 바람은 반항을 부추키기도 한다. 나뭇잎을 흔들어 보기도 한고 잔잔한 호수에 물살을 일으키기도 하고 바람 부는 날의 시 한편에서 작가의 눈에 어떤 바람을 보았을까 사뭇 궁금하다. -안종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