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는 날아갈 수 없어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울리는 안부전화
목련의 눈물이 뜨겁다는 것은
처음 문 열고 나온 가지가 알아
목련나무 아래 놓아둔
목련공원 나무의자는
먼저 빛이 바래고
육 남매의 두건위로
겨우내 묶어 두었던 쪽배들이
일제히 출항한다
물살에 흔들려 떨어진 꽃은
의자를 덮는다
◇김건희= 미당문학 신인작품상 수상 등단, 이상화문학제 백일장 대상, 최충문학상 수상, 형상시학 회장
<해설> 바람이란 공기의 흐름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무슨 사연이기에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온 안부전화에 목련의 눈물이 뜨거웠을까? 육남매를 바라보던 빛바랜 의자 위에 목련꽃잎의 쪽배를 띄워야 했던 사연은 무엇이었을까? 먼 먼 기다림 위로 흐르는 물길은?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