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나요? 온몸으로 토해낸 감정이
보이나요? 온몸으로 토해낸 감정이
  • 황인옥
  • 승인 2019.07.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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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창청춘맨숀 참여작가 최원규
폐자재 이용 유선형 설치작품
닫힌 인간관계 집 구조물로 은유
우레탄 스프레이 감정분출 묘사
최원규 작
최원규 작.

개인의 주체성은 어디까지 발현되고 있을까? ‘이것만은 온전한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일까? 이런 의문은 주체성이 상실되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더 큰 질문으로 다가온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본성을 죽이고 국가나 사회, 조직, 관계의 요구에 맞춰가는 일들이 다반사로 행해지기 때문이다.

작가 최원규의 작품은 대중을 향한 일종의 외침이다. 익명의 대중에게 “당신의 감정은 어디까지 표출되고 있느냐”며 “자신의 감정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작품을 통해 에둘러 말한다. “우리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망각해 가고 있지는 않은지, 망각하지 않기 위한 노력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15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최근 개막한 수창청춘맨숀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전에 최원규가 내놓은 작품은 설치다. 철거된 집에서 수집한 기둥이나 보 등 폐자재들을 이용해 유선형의 구조체를 만들었다. 작가에게 이 구조체는 ‘감정을 가두는 집’과 동일하게 다가온다. 작가에게 집은 사회 구조 또는 닫힌 인간관계의 상징처럼 다가왔다.

“삶의 목표가 집을 소유하는 것인데 우리는 어쩌면 집을 소유하기 위해 감정같은 또 다른 소중한 것을 가두거나 잃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이야기를 ‘감정을 가둔 집’을 통해 하고 싶었어요.”

폐자재들로 만든 구조체에는 우레탄 폼 스프레이가 흘러내리다 굳어있다. 폐자재와 굳어진 우레탄 폼의 물성이 긴장감을 한껏 부추긴다. 작가가 흘러내리는 물성은 “감정들이 분출하는 것에 대한 은유”라고 했다. “작은 캔에 엄청난 양의 분사물이 존재하는 것과 뿌리고 건조시키고 다시 뿌리며 겹겹이 쌓아서 만든 형태에서 우리가 가두고 있는 수많은 감정의 층들이 투사되었어요.”

최원규가 전업작가라는 이름으로 산 세월은 불과 2년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업작가로 살기 위한 여정은 지난했다.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쳐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 그는 영화 미술 어시스트를 거쳐 미술감독 6년, 테일러링(남성복 클래식)을 배운 후 테일러 샵 운영 4년, 인테리어와 건축 계통 일 6년을 했다. 미술, 건축, 영화,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꿈과 삶을 꾸려왔다. 그의 작업이 공간 중심으로 향하고, ‘갇혀진 감정의 자율성 회복’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물성으로 표현하며 스토리를 탄탄하게 구축해가는 이 모든 과정에 작가가 거쳐왔던 다양한 이력이 오롯이 투영돼 있다.

그가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던 경험이 사람마다의 다른 감정을 주제로 작업하게 된 중요한 이유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저는 제가 경험했던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재료에 대한 이해와 공간 개념을 확장해 가며 ‘닫혀진 감정’에 자유를 주려하죠.”

그의 작업은 일종의 외침이다. 가두어진 감정에 허(許)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자는 그런 외침. 작가는 이 외침을 어떤 방식으로 확신에 차도록 구현하고 있을까? 색이었다. 작품의 주된 색으로 푸른색을 선택한 것. 작가가 “인간이 생각하는 최고의 ‘이상(理想)’을 푸른색에 투영했다”고 했다. 그에게 푸른색은 ‘주체성 회복에 대한 염원’의 다른 이름이다. 바로 ‘자아회복’이다.

“순수한 나와 진짜 감정을 가두고 세상에 맞춰가고 있는 원하지 않는 나 사이에서 ‘순수한 나’, ‘진짜 나’를 회복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어요.” 전시는 9월 29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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