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 TK지역 설 민심
[윤덕우 칼럼] TK지역 설 민심
  • 승인 2020.01.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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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TK지역 이번 설 민심은 호남지역과 달리 야당심판론보다는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4·15 총선에서 제1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폭주를 반드시 멈추게 해야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수성갑에 출마해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를 물리치고 62.3%득표율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그도 최근 문재인 정권에 실망해 싸늘해진 민심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지역민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당시 야당후보를 지지했지만 지금 문재인 정권의 행보를 보면 시간이 갈수록 무법천지요 실망감뿐이다. 문재인 정권이 국정농단으로 규정하고 적폐청산으로 몰아붙인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훨씬 더 민주적이었다는 지역여론이 비등하다. 공수처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법의 일방적 통과는 제1야당을 아예 무시했다. 눈도 깜짝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현 정권비리 수사 지휘부 전원을 좌천시키고 수사팀 중간 간부들까지 쫓아내는 2차 학살은 TK지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번 설의 화두는 검찰인사 대학살, 보수대통합 등 정치에서 경제, 외교안보 등 참으로 다양했으나 핵심은 나라 걱정이었다. 현금성 복지 수혜자가 이미 1천2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각종 현금성 복지공약으로 이렇게 가다가 나라가 거덜나는 거 아니야. 이 나라가 사회주의로 가는 거냐 등등. TK지역민들은 대한민국 앞날을 우려했다. 우선은 먹고 사는 걱정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그 흔하든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도 예전처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경제를 걱정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더하다. 설 대목 장사도 몇년 째 내리막이었지만 올해처럼 안되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최악이다. 제조업자들은 현금성 복지와 실업수당 등으로 근로의욕을 상실한 청년들이 적지 않다고 일손 구하기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잘된다고 얘기하는 업종을 들어보기 힘들다. 택시를 타도 손님이 없다고 울상이다. 그런데도 더욱 울화통이 치미는 것은 무능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다. 보수통합을 봐도 그렇고 인재영입 인물을 봐도 그렇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27일 보수 통합과 관련, “결국 총선은 각개전투로 치르고, 총선 후 ‘헤쳐모여’로 재편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제 폭망, 외교 왕따, 북핵 노예, 실업 폭증으로 3년 만에 판을 뒤집을 호기를 맞이했는데도 갈가리 찢어져 각자 자기 팔만 흔들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보수 우파가 대통합하는 것이 시대 정신인데, 한국당과 유승민당(새로운보수당)은 서로 자기들만 살기 위해 ‘잔 계산’을 하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을 중심으로 설 연휴 직전 시작된 통합 논의는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분열 양상이 심해지는 형국이라고 판단했다. 왜 하필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유승민당과 통합을 시도하느냐에 대해서도 TK여론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21일 설 대목을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반야월 시장을 찾았으나 상인들로부터 심한 수모를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야월 시장 상인들이 소금까지 뿌렸다는 소문이다. 보수텃밭에서 수모를 당하는 인물과 통합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다. 한 유력정치인은 유승민당에 대한 수도권 민심은 단지 허상에 불과하다고 단연코 지적했다. 과연 제대로 된 인물들을 공천할 지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공천위원들의 성향에 대해서도 시선이 달갑지는 않았다. 보수성향의 인물 가운데 공천관리위원장을 할 만한 인물이 그렇게 없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영입된 인재들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대항하고 정권을 찾아올 수 있는 투사형 인재들을 영입해야하는데 이미지 전문가 등을 영입하는데 그치고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TK 현역 의원 50% 이상 공천 물갈이 방침을 밝혔다. 총선 때마다 TK에서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중진보다는 초선 의원들만 양산해왔다. TK 지역구 의원 19명 중 12명이 초선으로 63%에 이르고 있다. 반면 전체 한국당 지역구 의원 91명 중 초선은 26명으로 28.6%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선수를 따지는 국회에서 영향력이나 예산확보에 악영향이 되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20대 총선 당시 대구는 12개 지역구 중 9개 지역에서 공천 물갈이를 했고 경북은 13개 지역 중 7개 지역에서 새로운 사람을 공천했다. TK 25개 지역 중 64%인 16곳에서 새로운 인물을 공천했다.

‘만만한게 못골 동서’라는 옛말도 있다. 보수텃밭 TK 지역 초선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인데 또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TK에서 인적 쇄신을 이루려면 현역 의원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키거나 배제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공천을 하려면 온실 속 화초가 아니라 일당백의 전투력 있는 인물을 공천해야한다. 지금 TK의원들 중에 문재인 정권을 향해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국회의원이 과연 몇명이 되나. 또한 예비 후보들 중에는 몇명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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